대덕 연구단지 내 정부출연연구소에 외국인 연구원을 비롯 고급 두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18일 과학기술부와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으로 대덕단지 출연연구소의 외국인 과학기술인은 81명으로 지난해 말의 55명에 비해 47.3%(26명) 늘어났다. 연구소별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지난해 말 15명에서 24명으로 가장 많이 늘어났다. 원자력연구소는 지난해 1명에서 러시아 출신 유리 메트비엔코 박사 등 9명으로,화학연구원은 13명에서 18명으로 각각 늘어났다. 나라별로는 러시아 중국 인도의 대학이나 연구소 출신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출연연구소들이 우수 연구인력 확보를 위해 기초과학 기술 수준이 높으면서도 인건비가 싼 이들 나라 출신을 적극 유치하고 있는 것이다. ◆기초분야 스타급 수두룩하다=생명공학연구원에 몸담고 있는 러시아과학원 출신의 블라디미르 안나닌 박사는 러시아에서도 손꼽혀온 생명공학 분야 전문가이다. 그는 생명공학연구원의 이상기 박사와 함께 생물공정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안나닌 박사는 "한국은 러시아에 비해 기초과학 연구 열기가 훨씬 뜨겁다"며 "공동연구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지린대학의 방사선 분야 석학인 김두영 교수는 원자력연구소에서 '방사선 방어 및 측정 장치' 개발과 관련한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김장렬 박사는 "김두영 박사의 참여로 그동안 전량 수입해온 방사선 측정 장비의 개발을 앞당길 수 있게 됐다"며 "연구계약 기간을 1년 더 늘려주도록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두뇌 증가 배경과 전망=외국인 연구원 증가 요인으로는 기초과학 수준이 뛰어난 고급인력을 값싸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선 꼽을 수 있다. 외국인 연구원들이 근무 여건이 좋은 한국을 선호하고 있는 것도 또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이들은 출연연구소 측과 1년에서 3년간 계약을 맺는다. 출연연에서 해외 우수과학자를 유치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는 한국과학재단의 브레인 풀제도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국가간 공동연구도 외국인 유치에 한몫을 하고 있다. 다목적 실용위성 2호 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항공우주연구원에 온 독일 프랑스 미국 출신 과학자들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독일의 안드레아스 카제만씨는 기업 출신 과학자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이들은 R&D 사업추진을 위해 협약을 맺은 외국 연구기관이나 기업체 출신"이라며 "R&D 과정에서 자문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협력 기관간 중개채널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