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18일 보수우익 단체들의 '인공기 소각'과 `김정일 초상화 찢기'를 문제삼아 대구 U대회 불참을 강력히 시사하고4대 경협합의서 발효통지문 교환도 거부하고 나서 남북관계에 차질이 우려된다. 정부는 이날 오전 북측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U대회 불참의지를 밝혔을 때만 해도 `불참' 결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가능한 채널을 통해 참가를 설득한다는 비교적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려고 했다. 그러나 오후 4시 판문점연락관 접촉 종료시간이 넘기고도 이날로 예정된 경협합의서 발효통지문 교환과 관련해서도 북측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이런 낙관론이 비관론으로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측이 오늘 오전 10시 판문점연락관 업무개시 통화에서 경협합의서 발효통지문 교환과 관련, `상부의 아무런 지시가 없다'고 밝힌 이후 아무런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 13일 북측이 제의하고 남측이 동의하면서 18일로 예정됐던 4대경협합의서 발효통지문 교환은 무산됐으며 경협합의서 발효도 지연이 불가피하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교환시기를 점칠 수 없다"며 "판문점연락관 접촉 등의당국간 채널을 통해 교환일정을 다시 잡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북측이 이미 합의된 일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나섬에 따라 향후 예정된 남북간 경협일정도 줄줄이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 당장 19일부터 이틀간 개성에서 갖기로 한 6차 철도.도로 연결 실무접촉은 개최여부가 불투명하며, 21∼23일 금강산에서 열기로 한 면회소 건설추진단 3차회의와 26∼29일 서울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6차회의도 개최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와 인공기를 찢고 불태운 것은 체제가치가 최우선하는 북한 사회의 가장 예민한 부분을 건드린 것"이라며 "북한의 U대회 불참은 확실시되며 경협 차질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는 보수우익단체들의 인공기 소각 및 김정일 초상화 찢기 사건과 관련한 당국의 공식사과를 북한 조평통이 요구해온 것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 다른 통일부 관계자는 "정부 당국이 보수 우익단체들의 극단적인 행동을 놓고 당국 차원에서 북한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날 오후 남북장관급회담 수석대표인 정세현 통일부장관의 명의로 북측 김령성 단장에게 전화통지문을 보내 `광복절 사건'과 관련해 북측을 달래는듯한 `해명성' 발언을 하고 나서 북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주목된다. 정 장관은 전화통지문에서 민간단체들의 다양한 8.15 행사를 거론한 뒤 "그 과정에서 귀측이 거론한 문제가 발생한 데 대해 유의하면서 이러한 일들이 남북 화해협력의 큰 흐름을 되돌리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해 남측 당국이 공식사과나 유감표명은 어렵지만, 나름대로 북측에 `성의'를 보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유.인교준 기자 lye@yna.co.kr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