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18일 대법관 제청 파문과 관련, 처음소집된 전국 법관대표 회의 등을 통해 수렴된 의견을 토대로 19일 제청자문위원회에추천됐던 대법관 후보 3명중 1명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제청키로 했다. `전국 판사와의 대화' 형식을 빌어 이강국 법원행정처장이 주재한 법관대표회의에 참석한 판사 70여명은 이날 오후 3시부터 10시30분까지 7시간 30분간에 걸친 난상토론 과정에서 적잖은 견해차를 보이기도 했지만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번 사태를 조기에 수습해야 한다는 데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법부 개혁 문제 등 전반에 대해 대다수 판사들은 인선절차 개혁 등의 원칙에는 공감하는 입장을 보였으나 법원 조직의 안정 등 사태의 조기 수습을 위해 이번 대법관 인선까지는 기존 방침에 따르자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영 대법원장은 이에 따라 이날 법관대표회의에서 수렴된 의견을 보고받고기존에 추천한 법관 3명중 1명을 최종 선정,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제청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대법원은 전했다. 서성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자문위에 추천된 대법관 후보는 이근웅(사시 10회)대전고법원장과 김용담(11회) 광주고법원장, 김동건(11회) 서울지방법원장 등이다. 최 대법원장은 이와 관련, 19일 오전중 `전국 법관들에게 드리는 말씀' 등의 형식을 빌어 제청권자인 자신의 입장을 공식 발표, 제청 파문을 둘러싼 경과와 전말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예정이다. 이로써 `제4차 사법파동'으로 치달을 위기에 직면했던 대법관 후보 제청 파문은일단 수습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고위 관계자는 "판사와의 대화 형식을 통한 오늘 전국 법관대표자 회의에서 대법관 제청 문제 등에 대해 여러 의견이 개진됐다"고 밝히고 "`말없는 다수'의 판사들은 이번 인선 과정에 개선의 여지와 더불어 불만도 표시했으나 인선을 재고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법관 제청 절차는 청와대 일정 등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가급적빠른 시일내에 이뤄질 것이며 기존 추천된 인사중 1명이 제청될 것으로 안다"고 말해 19일중 제청이 이뤄질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손지호 대법원 공보관은 "법관 회의중 이번 대법관 후보자 제청절차 등 일련의과정이 부적절했다는 의견도 있고, 반대 의견도 있었다'며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고, 흔들리지 않는 법원을 위해서는 이번 대법관 제청자문위에서추천받은 3명중 1명을 제청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법관들의 사법개혁을 주도했던 이용구 서울 북부지원 판사는 이날 회의를마치고 "내일 제청이 있더라도 개인적으로 추가 집단행동을 할 생각은 없다'며 "회의 초반에 문제가 됐던 참석자들의 대표성 문제도 클리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흥수 서울지법 부장판사 등 일부 법관들은 대법원이 근본적인 개혁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만큼 일부 판사들의 사퇴 등 이번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후유증은 당분간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법원은 사표를 제출한 박시환 서울지법 부장판사에 대해 일단 사표를 반려, 본인의 의사를 재차 묻기로 했으며 문흥수 부장판사에 대해서도 사표 자제를 설득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