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창업] '아로마 보디용품점'‥점포 혼자 운영 "수입 짭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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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함현숙씨(37)는 지난해 9월 개인사업자로 변신했다.
결혼 후 12년동안 간직해온 꿈을 드디어 실현했다.
창업하기 전에는 5년간 학원과 유치원에서 영어강사로 일했다.
이 때문에 학원을 열려는 마음도 먹었다.
"아이는 물론 까다로운 엄마들까지 충족시켜야 하는 학원사업은 너무 힘들것 같아 그만두고 다른 사업을 알아보기로 했지요."
사업 하겠다는 결심을 한 뒤 일단 점포를 잡기로 했다.
마침 집 가까운 곳에 새 건물을 짓고 있어 점포 계약을 하기로 했다.
"신축건물 안 점포는 권리금이 없어 창업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경기도 시흥시 장현동.11평짜리 점포는 집에서 차로 1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주변은 중대형 아파트로 둘러싸인 시흥시 중심가에 속했다.
임대보증금 3천만원,월세 1백30만원에 점포임대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8월의 일이었다.
이때부터 사업 아이템을 열심히 뒤졌다.
신문광고와 인터넷은 물론 사업하는 친구 점포를 열심히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눈에 들어온 게 아로마 보디용품 프랜차이즈 '엘보라리오'였다.
본사를 방문했다.
사업 가능성과 본사 임직원들의 태도를 유심히 살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한탕하고 튀는' 사기성 짙은 사업자들이 많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에 본사 직원들이 성실한지에 신경을 썼지요."
본사 사장과 직원들은 젊은데다 패기가 넘쳤고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9월에 엘보라리오 가맹계약을 맺었다.
석달간 인테리어 작업을 마치고 12월에 점포 문을 열었다.
인테리어 비용으로 3천3백만원,초도 물품비로 3천만원이 들었다.
모두 9천여만원의 창업비용은 저축금과 대출금으로 충당했다.
함 사장은 오픈 직후부터 잘 되리라고 확신했다.
취급상품이 중산층 이상 주부들이 즐겨찾는 것이어서 주변 입지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었다.
인근 아파트단지는 중대형인데다 입주한지 7년이 지나 주민들 대부분은 입주 초기 대출금을 갚고난 뒤였다.
잠재고객들이 가계가 안정된 중산층이란 얘기다.
그러나 입지 자체만 놓고 보면 그리 좋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이른바 C급 상권이라는 것.무엇보다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게 약점이었다.
게다가 주변 아파트단지는 3천가구에 불과했다.
적어도 1만가구는 돼야 B급 상권에 속한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그러나 운이 따랐다.
주고객인 30,40대 주부들이 드나드는 에어로빅클럽이 코앞에 있어 이 고객들이 수시로 점포에 들렀다.
입소문이 금방 퍼졌다.
점포 앞 골목에선 1주일에 한번 장이 선다.
장날엔 매출이 2배(최고기록 2백만원)로 껑충 뛴다.
"이 사업은 여성들에게 안성맞춤인 것 같아요.
저의 경우 하루 손님이 10명 정도여서 체력 소모가 적고 남는 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 좋구요. 특히 혼자서도 할 수 있어 인건비가 들지 않지요." 주부 창업의 난관인 '자금·시간·체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아이템이란 설명이다.
함 사장이 취급하는 상품은 크게 보디 제품,헤어 제품,기초화장품 등 세가지다.
국산은 전혀 없고 이탈리아 호주 등에서 들여온 수입품이다.
원료가 천연 허브란 게 특징이다.
수입품이다 보니 값이 만만찮다.
1인당 구매액(객단가)이 5만∼15만원에 달하는 것도 이래서다.
쉬는 날 없이 한달 꼬박 문을 연다.
월매출은 1천4백만원선,순익은 4백만원에 이른다.
"앞으로는 색조화장품까지 취급할 작정이에요.
그러면 화장품전문점 손님까지 끌어들일 수 있거든요." 함 사장의 사업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엘보라리오 시흥 대야점 (031)311-8540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