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창업동아리는 1990년대 후반부터 생겨 최근에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화된 분야인 전자공대를 중심으로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 경북대 전자공대의 학맥은 우리나라 전자산업 전체에 걸쳐 광범위하게 뻗어 있다. 특히 대기업과 연구소 등으로 주로 진출했던 졸업생들이 잇따라 독립하면서 창업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컴텍스 울텍 한국ENS 성림첨단산업 에스엔에스텍 아진에스텍 등이 모두 경북대 졸업생이 만든 기업들이다. 대학의 도움을 받아 창업 후 3∼5년 만에 매출액 1백억원 내외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같은 창업붐은 대구의 산업구조를 섬유에서 전자,IT를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달구벌 경제의 미래를 우리가 제시하자는 사명감을 갖고 첨단분야 창업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이 많은 것이다. 경북대의 창업동아리들은 빛돌 비스트 레볼루션 액트 미로 지엔비 하늘소 DIC 돌구름 에어 플랜트 등 12개로 회원수가 2백50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는 수도권 주요 대학들이 보통 3∼4개의 창업동아리를 갖고 있는 것에 비해 훨씬 많은 것이다. 창업동아리 참가자들은 각종 컴퓨터 하드웨어와 게임 등 소프트웨어 무공해비닐제작 등 각 방면의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도희 비즈인포넷 대표(재료공학과)는 3학년 때인 2000년 7월 창업했다. 이 대표는 웹 홈페이지와 SI컨설팅 홈페이지 제작 웹호스팅으로 사업을 시작해 대규모 기계장비제어 전자제어 프로그램의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대구시의 상수도 하수도설비 제어 및 원격검침 프로그램과 합천 분당 전주 등에 핸디터미널을 이용한 상수도요금검침시스템을 개발해 납품했다. 지난해 4억3천만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 5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석찬길 울텍 대표는 98년 경북대 박사과정 중에 지도교수였던 이종현 교수의 도움을 받아 한 학기만 마친 상태에서 바로 창업했다.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고정밀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 나노엣징 실리콘후막에칭장비 등에 집중 투자해 일본업체와 대동소이한 기술을 개발하는 등 국내 최고 수준의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창업 5년째인 올해 매출 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매년 70∼80%씩 고속성장하고 있다. 심창현 SNS 대표도 박사과정(전자공학과) 중에 창업했다.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인공후각시스템이 주력제품이다. 전자후각기는 산업시설의 악취모니터링,각 정유사별로 구분하여 측정이 가능한 가짜휘발유검사기,실내작업장내 벤젠검출기,일산화탄소감지기 등 다양한 용도를 갖고 있다. 이 제품은 1천만원대의 외국산과 성능은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1백만원대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시그마텔레콤 이승엽 대표(전자공학과)는 창업동아리 마이콤 출신으로 졸업후 기업체에서 4년 동안 근무하다 창업해 경북대 테크노파크 내 창업보육센터에서 사업기반을 닦았다. SK텔레콤과 KTF에 기지국 중계기 원격감시장치를 납품하고 있는데 매출액이 올해 40억원,내년에는 9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대표는 창업과정에서 창업동아리 활동 중 얻은 제품개발 경험과 교수들의 기술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