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철이 되면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은 해외동포 고객들의 상담에 응하느라 바쁘다. 이들은 평소에는 상담요청을 거의 하지 않다가 휴가 때만 되면 PB들을 찾는다. 은행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체 PB고객의 5% 안팎 수준인 이들은 굴리는 돈의 액수만 놓고 보면 큰 고객이다. "통계를 내 본 적은 없지만 은행에 맡겨 둔 평균 금융자산이 국내 고객들에 비해 3배는 많은 것 같다"고 한 PB는 설명했다. 교포 '큰손'들은 거주지가 해외이다보니 상담 횟수가 1년에 1∼2차례로 한정된다. 그리고 상당수가 주로 여름휴가철을 이용,국내로 들어와 자산관리를 한다. PB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들이 휴가철만 되면 교포들의 자산관리를 위해 전략회의를 갖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겠지만 일선 PB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교포들의 부동산투자 성향은 크게 세 갈래다. 우선 관리가 쉽지 않은 임대상품의 매각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유형이다. 이민을 떠날 때 지인에게 관리를 맡겼던 임대형 부동산과 토지 등이 본래 가치에 맡는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지를 판단하지 못해 현금화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해외에 거주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왕성한 투자의욕을 과시하는 부류도 있다. 휴가철을 맞아 A은행을 찾은 한 40대 홍콩교포는 국내에 20여개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지만 이번에 또 경기도 송탄에서 3천여평의 토지를 매입했다. '미군부대 이전'을 재료로 땅값 상승이 기대된다는 게 투자의 배경이었다. 마지막 유형은 사업차 국내를 자주 왕래하는 고객 가운데 일부가 노후에 국내 정착을 위해 살 곳을 알아보는 경우다. B은행의 한 PB는 해외동포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와 관련,"돈을 벌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국내에 부동산을 보유함으로써 고국에 대한 향수를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