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없이 시간만 낭비했던 일본 기업의 회의 풍토가 달라졌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최신호(8월18일자) 커버스토리 '회의혁명'을 통해 정해진 사람만 발언을 하거나,걸리는 시간에 비해 결과도 없는 회의방식을 깨뜨려 생산성 향상에 성공한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 '경역 혁신'을 몰고 온 닛산자동차는 회의문화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닛산은 리더(부장급)를 토론에서 배제시키고 회의를 하룻동안 집중적으로 열어 결론을 내리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회의가 열리기 4주 전 품질이나 서비스 등 '개선 과제'를 선정,참석자에게 알려줘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준다. 회의는 아침 9시부터 시작돼 당일 저녁 안에 마무리되며,'파일럿(pilot)'으로 불리는 과장급 실무자가 진행을 맡는다. 리더는 개회 전에 참석해 회의 목적을 설명한 후 퇴장한 뒤,토론이 끝나면 입장해 최종 결론을 내린다. 마에하라 야스히코 밸류업 추진지원팀장은 "리더가 회의에 참석하면 리더 생각대로 토론이 진행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리더의 임무는 토론보다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01년부터 이같은 '회의 밸류업(value up)'운동을 펼쳐 지난해 6백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자체 평가했다. 닛산은 현재 파일럿 양성과정을 운영 중이며,1천명 이상을 교육시켰다. 탁상공론에 치우치기 쉬운 회의를 현장과 연결하는 창구로 만들어 성과를 거두는 기업도 있다. '인생게임BB' 등 놀이기구를 잇따라 히트시킨 다카라의 경우 상품개발회의에 참가하려면 반드시 시장을 둘러보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제품 동향을 체크,신제품 개발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참석자들은 소비자 입장에서 토론을 벌이며,탁자 위에 모조지를 펴놓고 토론내용을 그려가면서 의견을 교환한다. 도쿄를 중심으로 4백여개 식당 체인을 운영하는 와타미 푸드서비스는 매주 화요일 오전 7시 사장 주재로 업무개혁회의를 연다. 회의 때 애매한 표현은 허용되지 않으며 '5W1H'형태로 자기 의견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회의에서 결론이 내려지면 곧바로 시행에 들어간다. 일본IBM의 경우는 회의에서 '거의' '대부분' '∼것 같다'는 등의 불투명한 용어 사용을 금지,날카로운 토론을 유도하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