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채가격이 19일 7일 연속 떨어졌다. 1994년 1월 8일 연속 떨어진 이후 최장 하락세다. 닛케이 평균주가가 경기회복 기대로 1년 만에 대망의 1만엔선을 회복한 것과는 정반대다. 일본의 국채가격 속락세는 세계 채권시장의 약세를 더욱 부추길 전망이다. 일본이 세계 최대 국채시장인 까닭이다. ◆치솟는 일본 국채수익률(국채가격 폭락)=가격과 거꾸로 움직이는 국채수익률(10년만기 기준)은 이날 전날 대비 0.1%포인트 오른 연 1.31%로 1년여 만의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지난 6월12일의 사상 최저치(0.43%)에 비해 불과 2개월 만에 3배 가까이 올랐다. 국채는 최근 들어 투자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경기회복 기대로 증시가 활황세를 타자 투자자들의 발길이 주식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일본 정부가 8천억엔어치의 20년물 국채를 발행,시장에 내놓음으로써 국채가격 하락세를 부채질했다. 미쓰비시증권의 이시이 준 수석 채권시장 분석가는 "매수세력이 약해져 있는 국채시장에 신규 물량이 쏟아져 나오자 국채값이 더욱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인 대규모 재정적자도 국채가격 하락 요인 중 하나다. 일본 미국 독일 등 주요국 정부가 급증하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확대,시장이 공급 과잉 상태가 되면서 국채값은 더욱 떨어지고 있다. ◆미국 유럽 국채시장에도 파급효과 클 듯=일본 국채시장은 세계 최대다. 지난 7월 말 현재 일본 국채시장 규모(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국채물량 기준)는 4조7천억달러(5백62조엔)로 미국(3조4천억달러)보다 38% 더 크다. 신규 발행 물량면에서도 미국을 능가한다. 올해 일본 정부가 시장에 새로 내놓을 국채 규모는 36조5천억엔(약 3천억달러)으로 미 정부의 신규 발행에 비해 2백억달러 가량 많다. 때문에 일본 국채시장의 흐름은 세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지난 6월12일 일본 국채수익률이 0.43%로 사상 최저로 떨어진 다음날 미 국채수익률 역시 연중 저점인 3.11%로 내려갔다. 이후 일본 수익률이 상승세로 돌아서자 미국 수익률도 오름세로 반전돼 현재 4.46%로 올라가 있다. 미국이 세계 주식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면,일본은 세계 채권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본 국채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는 한 미국 유럽 등 다른 국가의 국채가격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