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민주노총 간부들이 창원 현장에 와서 현실을 봐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기업을 그만두고 싶은 심정뿐입니다." 지난 3월 법정관리 중이던 통일중공업을 인수했던 최평규 회장의 하소연은 절절이 가슴에 와닿는다(한경 19일자).그는 이 회사를 세계적 자동차 부품업체로 키워보자는 야심찬 의욕을 갖고 사들였지만 지금은 완전히 희망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최 회장이 실의에 빠진 것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강성노조 때문이라고 한다. 노조는 회사의 적자가 쌓여가고 있음에도 불구, 생산성을 무시한 임금인상을 계속 요구하는가 하면 자체 파업은 물론 민노총과 금속노조의 파업에도 거의 빠짐없이 참여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회사는 노사분규와 생산성 악화가 반복되는 악순환에 빠지고 말았다. 최 회장의 사정도 딱하지만 문제는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경영자들이 결코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 친노 성향이라는 참여정부 들어 노조의 요구는 갈수록 높아만 가고 있다. 특히 대기업 노조는 나라경제나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형편은 아랑곳하지 않은채 대폭적 임금인상은 물론 경영권 참여도 요구하고, 심지어는 전임자 임금을 항구적으로 보장하게끔 재정자립기금에 사측이 거액을 출연하라는 웃지 못할 요구까지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노동계는 노사정이 3년여에 걸쳐 협상한 결과를 중재해 내놓은 주5일 근무제 정부안마저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있는 형편이다. 오죽했으면 블룸버그 통신이 '한국경제는 전투적 노조의 제물'이라고 했겠는가. 이런 상황에 과연 기업할 의욕을 느끼는 경영자들이 얼마나 될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외국기업들은 강성 노조를 우려해 한국에 들어오기를 기피하고 국내기업들마저 해외로 빠져나갈 궁리를 하고 있는 형편인데도 계속 일방적 주장만 부르짖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다행히 노무현 대통령도 이제 노동운동의 심각성을 알게 된 것 같다. 그는 최근 '도를 넘은' 노동운동에 대해 "법과 힘으로 밀어붙여야 할 지 고민 중"이라고 밝히는가 하면 "노사간 갈등과 대립이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이 없도록 선진 노사문화 정착을 위한 대책을 곧 내놓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의 대책이 어떤 내용일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기업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포함돼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대통령의 이야기처럼 "경제 성공 없이는 다른 성공도 어렵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