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회원들이 적립만 해놓고 사용하지 않은 '신용카드 포인트'가 돈으로 환산하면 6천7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그러나 이 중 일부만을 비용으로 반영하고 있어 재무제표가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이 민주당 조재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9개 전업카드사들의 '미사용 포인트 적립액'은 지난 6월말 현재 총 6천7백5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별 미사용 포인트 적립액은 삼성카드가 1천6백2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비씨카드(1천5백57억원),LG카드(1천4백11억원),국민카드(1천4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카드사들은 고객이 원할 경우 이 포인트를 돈(캐시백)이나 사은품으로 고객에게 돌려줘야 한다. 9개 카드사들은 총 6천7백억원이 넘는 '잠재 비용'을 떠안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재무제표 작성시 적립된 포인트의 일부(통상 20%)만을 비용으로 계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실제 포인트를 사용하는 비율이 20% 안팎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만 비용으로 반영해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조재환 의원은 "적립된 포인트는 언제든지 비용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80%도 부채항목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미사용 포인트 누적액은 2000년 말 2천2백11억원,2001년 말 4천3백67억원,2002년 말 7천2백97억원 등 최근 수년간 급증세를 보여왔다. 카드사들이 마케팅 강화를 위해 포인트 적립률을 경쟁적으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경영이 급속히 악화되자 카드사들이 포인트 적립률을 잇따라 낮춰 포인트 누적액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최철규·김동욱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