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이틀연속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740고지를 넘어섰다. 삼성전자 등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주는 쉬지 않고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등 82개 종목이 52주(1년)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 움직임을 '큰장'을 향한 힘찬 발걸음으로 진단한다. 경기 회복신호가 갈수록 뚜렷해지는데다 외국인이 다시 강력한 매수주체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실적 호전 우량주가 시장을 이끌고 있는데다 장기투자 성향의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번 강세장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대세상승의 속도와 폭은 경기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회복되느냐에 달려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글로벌 경기회복과 대세상승 전세계 증시가 동반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대만 등 아시아시장의 상승세가 돋보이고 있다. 이는 경기회복 모멘텀(계기)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란 전망과 함께 국제 유동성이 아시아 증시로 대거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JP모건증권은 이날 "올 하반기 아시아지역 성장률이 6%를 돌파하면서 세계 경기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점도 주가상승에 탄력을 더해주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기선행지수 또는 OECD 경기선행지수는 한국의 수출증가율에 선행해 왔다"면서 "미국 경기의 긍정적인 신호는 국내증시의 상승세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적으로 제조업 쪽에선 이미 회복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산업자원부가 6천48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전자 반도체 전기기계 조선을 중심으로 3분기부터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송상종 피데스투자자문 사장은 "현 장세는 경기회복과 맞물리는 전형적인 대세상승장"이라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신호가 강할수록 주가상승 속도와 폭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조명받는 외국인 매수세 잠시 소강상태였던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행진이 재개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말∼7월중순 때와 달리 정보기술(IT)주 일변도에서 벗어나고 있다. 철강 석유화학 조선 기계 등 전통주로 외국인 매기(買氣)가 퍼지고 있다는 것. 상반기 IT분야에서만 감지됐던 경기회복 시그널이 하반기 들어 다른 업종에서도 확인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외국인의 바이코리아 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원기 메릴린치 전무는 "전세계적으로 주식투자비중 확대가 이슈로 부상하고 있으며 각국 증시 내에서도 이머징마켓,그 가운데서도 한국이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회복 모멘텀이 꺾이지 않는 한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는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