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철 특파원 월가 리포트] 美 실적호전 발표 잇달아 박스권 상향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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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정전사태가 미국경제에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은 데 대해 투자자들은 안도했다.
때마침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밝은 소식들이 나오면서 증시는 하늘쪽으로 몸을 틀었다.
18일의 뉴욕증시는 이렇게 상승세를 시작했다.
지난주말 거래가 파행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은 실질적으로 정전사태후 첫 거래였다.
개장 직전 뉴욕증시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금융시스템이 어떻게 반응할지 알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전 9시30분 개장을 알리는 벨소리와 함께 주가가 상승세로 치달으면서 긴장감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투자자들은 이번 정전이 TV스크린이 한 순간 깜박이는 정도의 영향밖에 안줬다는 믿음을 가진 듯했다."(소코티아캐피털의 주식 담당 프레드 케친)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정전피해액이 최대 60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지만,프레드 케친의 이같은 평가처럼 투자자들은 정전의 파급영향에 괘념치 않았다.
더욱 결정적인 뉴스는 미국 2위 주택개량용품업체인 로우스의 2분기 실적호전이었다.
매출이 7% 늘면서 순익이 28% 증가했다는 발표로 로우스 주가는 3.06달러(6%) 급등,사상 최고치인 51.96달러를 기록했다.
경쟁업체인 홈데포도 8월 매출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인 5% 증가할 것이라고 밝혀 주가가 1.4% 뛰었다.
미국경제를 지탱하는 소비가 견조하게 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에 투자자들이 환호한 셈이다.
반도체 주식에 대한 긍정적인 보도도 분위기를 달궜다.
월가의 금융전문주간지 배런스가 반도체 칩회사인 AMD의 오프테론 칩이 성공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AMD주가는 14.2%나 급등했다.
주식중개회사인 UBS에서 주식거래를 총괄하는 로버트 해링턴은 기술주의 강세에 고무된듯 "뉴욕증시는 이제 막 이륙을 시작했다"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이날 다우지수는 9,400선을 가볍게 돌파,작년 6월20일 이후 14개월만의 최고치인 9,412.45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도 전날보다 37.48 포인트 오른 1,739.49로 뛰었다.
다우지수는 외견상으론 지난 2개월간 갇혀있던 9,000과 9,300의 박스권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처럼 보였다.
9,000과 9,300은 다우지수가 지난 6월18일 9,323을 기록한 뒤 꺾였다가 또다시 오르내림을 거듭하면서 좀처럼 탈피하지 못했던 지대였다.
컬럼비아 매니지먼트의 에릭 구스탑슨은 "경기회복으로 기업수익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시로 들어오는 자금이 늘었다"며 "추가 상승이 어렵다고 본 사람들도 생각을 고쳐먹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 거래량도 11억주로 평소수준으로 회복됐다.
지난주만 해도 거래량이 평소 절반이나 3분의 2 수준에 그치면서 8월 증시의 전형적인 지루한 장세를 재연하는 듯했다.
늘 그렇지만 향후 전망은 엇갈렸다.
추가상승에 대한 확신을 심어줬다는 낙관론 못지않게,단지 주가 박스권만 확대됐을 뿐이라는 신중론도 적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카고상업거래소의 옵션거래가 부진한 것을 놓고 증시가 탄력을 잃을지 모른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다.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