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학수사연구소(이하 국과수)는 20일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을 부검한 결과 사인이 추락사로 추정되며, 타인과 다툼에 따른 손상이나 추락 이전 사망 가능성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최종 부검소견서를 부검을 의뢰한 서울 종로경찰서에 통보했다. 국과수는 소견서에서 "정 회장의 사인은 경부 및 흉복부의 심각한 `동시다발성손상'으로 보인다. 손상 정도 및 양상으로 보아 매우 강한 외력이 전신에 동시다발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돼 추락에 의한 손상으로 보는 데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또 "법의학적으로 본다면 전신의 모든 손상에서 생활반응이 인정돼 수상시(상처를 입었을 때) 생존해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말해 숨진 뒤 누군가에 의해추락했을 가능성을 배제했다. 국과수는 최종소견 참고사항에서 "타인과 다툼이나 폭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상이나 억압, 방어손상 등은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국과수 부검결과에서 사망 뒤 추락 가능성과 외부 다툼에 의한 손상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데다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정 회장의 사망원인은 투신자살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검사 지휘를 받아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는 경찰은 부검결과에서도 타살 혐의점이 드러나지 않은 만큼 내주쯤 내사를 종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