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에서 상업고등학교 출신 여직원이 명문대를 나온 쟁쟁한 남자 직원들을 제치고 해외 학술연수자로 선발돼 화제다. 주인공은 한은 전산정보국 정보시스템개발팀에 근무중인 박연숙 조사역(33). 서울 일신여상을 졸업하고 지난 88년 한은에 입행한 박 조사역은 20일 한은이 발표한 2004년도 파견 해외 학술연수자(20명) 명단에 당당히 올랐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주로 대졸 출신 남자 직원 위주로 선정되던 해외학술연수자에 상고를 나온 여직원이 선발된 것은 한은 설립이래 처음이다. 박 조사역은 한은 내 각종 사무 경진대회에서 1∼2등을 독차지해 온 재원. 입행 후 결혼을 미룬 채 주경야독하며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했고 어학 평가시험인 토플(TOEFL)에서도 6백70점(만점 6백80점)을 획득하는 등 자기계발에 '악바리'라는 평을 듣는다. 현재 국제세미나 참석차 미국에 출장중인 박 조사역은 "조직 내에서 능력 하나만으로 인정을 받게 됐다는 사실이 뿌듯하다"며 "2년동안의 중국 연수과정을 스스로의 경쟁력을 한단계 더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