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LG필립스LCD 삼성전자 대만의 AUO 등 LCD 상위 3개사의 시장 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D램은 빅3의 시장점유율이 70%에 육박하고 있다. 휴대폰도 60%를 넘었다. 경기불황 속에서 시장 과점현상이 심화되면서 업종별로 상위 3개사만이 살아남는 '빅3의 법칙(Rule of Three)'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전자뿐만 아니라 조선 철강 등 전통 제조업도 마찬가지다. 현대·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세계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 총 수주량이 9백49만8천GT로 전세계 발주량의 31.0%를 차지했다. 전년도의 24.9%보다 대폭 늘어났다. 올 상반기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량이 2천2백70만t으로 전세계 발주량 4천9백10만t의 46%를 차지한 점을 감안하면 이들 빅3의 시장점유율은 35%를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철강에서도 포스코를 포함한 빅5의 조강생산량이 업체당 3천만t에 달하면서 6위권 이하 업체와의 격차가 1천만t이상 벌어졌다. ◆강화되는 시장지배력 LCD는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의 2강 체제에서 대만의 AUO가 최근 3년 연속 3위 자리를 지키며 상위 3개사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이들 3개사의 시장점유율은 50.2%로 지난해말 46.0%에서 4%포인트 이상 늘어났다. 상위 3개사가 절반 이상의 시장을 차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 때 10개 이상 업체가 군웅할거하던 D램 시장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인피니언 3개사가 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확보,완전한 과점상태로 굳어졌다. 가장 먼저 3백mm웨이퍼 투자를 감행했던 인피니언은 시장 점유율 20%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4위 하이닉스(15.3%)까지 포함할 경우 상위 4개사의 시장점유율은 84.1%에 달한다. 휴대폰도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전자 등 3개사가 올 상반기 67.8%의 시장을 '싹쓸이'하면서,과점체제로 접어들었다. LCD TV는 샤프와 삼성전자가 63%가 넘는 시장을 챙기며 2강 체제로 압축되고 있다. ◆탈락하는 경쟁자들 휴대폰에서는 에릭슨에 이어 지멘스가 '2등급'으로 탈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멘스의 올 상반기 세계시장 점유율은 7.6%로 지난해보다 0.5% 포인트 낮아졌다. 판매량은 3.6%가 줄었다. 5위 소니·에릭슨도 6.9%가 줄었다. 대신 삼성이 처음으로 두 자릿수에 올라서며 지멘스와의 격차를 벌렸다. 지멘스는 최근 2천5백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LCD에서도 2001년 4위 업체였던 히타치(7.9%)가 올해 상반기 8위로 추락했다. 시장점유율도 4.3%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PDP에서는 지난해 4위(14%)였던 파이오니아가 올해 시장 점유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내년 이후 시장영향력을 상실할 전망이다. LCD TV는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3위 소니·아이와(6.4%)와 이를 뒤쫓는 4위 파나소닉(6.1%)간의 경쟁이 올해 본격화되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