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경영 키워드는 '勞-使 신뢰'.. 전경련, 노사문화 모범사례 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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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갈등은 한번 걸리거나 예방접종을 하면 재발하지 않는 홍역같은 게 아닙니다.
끊임없는 관심과 정성이 필요합니다."(황상인 LG전자 노경팀장)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일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노사문화와 노사관계 모범사례 설명회'에는 기업 노조 정부 학계 관계 인사 1백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노사관계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듯 했다.
대표적인 노사화합 모범사업장인 LG전자와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사례가 소개됐다.
◆LG전자
지난 89년 노사분규로 4천5백억원의 매출손실을 기록하면서 LG전자는 후발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에 매출액 순위에서 선두자리를 내줬다.
당시 이헌조 LG전자 사장과 유재섭 노조위원장(현 한국노총 부위원장)은 "이러다간 노사 모두 망하겠구나"라는 위기의식을 함께 갖고 회사살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노사간 신뢰는 하루 아침에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회사측에선 우선 노사관계라는 용어 대신 '노경(勞經)관계'라는 말을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노경관계라는 말을 사용함으로써 수직적이고 대립적인 이미지를 버리고 수평적인 관계에서 서로의 역할을 다하자는 뜻에서였다.
이호성 LG전자 노조총무부장은 "회사가 1년6개월이 넘게 한결 같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보고 조합원들이 서서히 회사를 믿기 시작했다"고 기억했다.
노조의 협조를 이끌어내는데는 특히 최고경영자의 솔선수범이 큰 몫을 했다.
대표이사는 노경간 개최되는 임·단협,노경협의회 등 모든 회의에 반드시 참석했다.
현장 관리자들도 여름철 무더운 생산라인에서 땀 흘리는 근로자들 목에 시원한 물수건을 걸어줬고 철야작업을 하는 생산직 근로자들 집에 전화를 걸어 고마움을 전했다.
이 같은 회사측 노력에 노조는 '품질 생산 책임선언' '20분 일 더하기' '임·단협 무교섭 타결' 등으로 화답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대우일렉트로닉스 노조는 대한전선의 노조를 승계하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동시에 소속돼 한때 강성노조로 알려졌다.
특히 87∼88년엔 노사간 불신과 대립,노조와 노조간 반목과 분쟁이 극에 달했다.
이 같은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89년 이후 노사가 공동으로 경영혁신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10개 사업을 3개로 축소하고 인력도 1만명에서 4천명으로 감소시키는 고강도 구조조정이라는 합의까지 도출할 정도로 서로 신뢰를 쌓았다.
지금까지 15년 무분규,7년 연속 무교섭,대기업 최초의 노사 파트너십 선언 등 상생의 노사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