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의 아랍계 채권은행들이 "채권 회수율을 높여 달라"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압력을 가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ABC 등 아랍계 채권은행들은 국내외 채권단이 합의한 캐시바이아웃(CBO·채권할인매입) 방안을 거부하고 "채권 전액을 돌려 달라"며 자국의 정부 관계자들을 동원,건설교통부와 산업자원부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원 등 각 부처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 총재와 바레인 경제부처 장관이 항의성 공문을 보내왔으며 일부 아랍계 은행은 외교통상부를 직접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랍계 은행들은 "SK글로벌에 내준 돈은 대출금이 아니라 원유 공급과 관련한 상거래 채권"이라며 전액 우선상환을 요구했다. 또 한국 정부가 채무를 대신 갚아주거나 지급보증을 서줄 수 있는지도 타진했다. 아울러 "채무를 갚아주지 않을 경우 한국의 신인도는 하락할 것이며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한국 건설업체들이 공사이행보증을 받기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아랍계 채권은행들은 ITF라는 투자펀드를 통해 SK글로벌에 9천9백만달러의 신디케이티드 론을 제공했으며 이는 SK글로벌 전체 해외 채무 8천3백억원의 17%에 해당된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