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사의 교양과학서 '앗! 시리즈'가 출간 4년만에 1백권을 넘어섰다. '앗! 시리즈'는 교육과 오락을 접목한 10세 이상 청소년용 신개념 학습서.지난 93년 '앗! 이렇게 재미있는 과학이'(1-수학이 수군수군,2-물리가 물렁물렁,3-화학이 화끈화끈)를 시작으로 '앗! 이렇게 새로운 과학이''앗! 이건 예술이야''앗! 이렇게 짜릿한 스포츠가''앗! 이렇게 생생한 역사가' 등 1백2종까지 나왔다. 이 시리즈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과학 역사 인문 실험 상식 등 15개 분야로 영역을 넓혀왔고 판매실적 1백40만부 이상의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잠시 유행하다 사라지는 '반짝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출판사의 핵심역량이 집중된 통합 기획이라는 점에서 이 시리즈의 '롱런 행진'은 더욱 의의가 크다. 처음에는 청소년층을 겨냥한 틈새시장에서 출발했으나 모든 연령대를 아우르는 히트상품으로 부상되면서 스테디셀러 행진을 계속해 왔다. 이는 시의성 있는 기획과 창의적인 편집,전략적 마케팅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다. 성공 비결은 무엇보다 '재미있다'는 점이다. 교육과 오락을 접목한 '에듀테인먼트'의 장점을 살려 '즐기면서 공부하는 책'으로 자리잡았다. 만화를 보듯 부담없이 따라 웃다 보면 어느새 지식이 쏙 들어온다. 다음은 톡톡 튀는 제목의 맛.'지구가 지글지글''건축이 건들건들''패션이 팔랑팔랑''오페라가 룰루랄라'하는 식이다. 유머와 발랄한 감성을 접목시킨 제목의 맛이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며 즐거움을 더해준다. 저가 전략도 적중했다. 미색 모조지 대신 서적지를 사용하고 책 날개를 없애는 등 제작비를 줄여 책값을 권당 3천9백~4천9백원으로 낮췄다. 저가 전략은 학생 독자 뿐만 아니라 IMF체제 이후 주머니가 얇아진 주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서점매장에서는 일괄진열을 시도해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시리즈용 서가도 만들어 서점에 제공했다. 적극적인 프로모션 또한 주효했다. 교사들에게 책을 보내 인지도를 높였고 다섯권의 엽서를 보내면 한 권을 우송해주는 '한 권 더' 서비스로 초기 독자수를 늘렸다. 이 시리즈의 히트 배경에는 교육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한 기획력이 깔려있다. 창의력과 인성교육에 초점을 맞춘 대학입시제도 개선안,열린교육과 자율교육을 강조하는 분위기 등 학습현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은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은 일방적인 지식전수를 싫어하고 다양한 참고매체를 통한 자발적 학습을 더 좋아한다. 이 시리즈는 그런 학습교양물로 안성맞춤이었다. 학생들 사이에 '앗! 시리즈'를 번호대로 모으는 것이 유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