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가을] 인생 항해…리더십의 등대를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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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고 살아 있으면 언젠가는 또 다시 기회가 찾아온다.'
어니스트 섀클턴의 리더십을 다룬 캐롤라인 알렉산더의 '인듀어런스'(뜨인돌)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살아남는 법을 다룬 서바이벌 리더십 관련서는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특히 난세(亂世)를 살아가는 리더상(像)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섀클턴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1914년 8월,최초의 남극대륙 횡단을 시작한 영국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을 다룬 극적인 이야기는 알프레드 랜싱의 '섀클턴의 위대한 항해'와 데니스 퍼킨스의 '섀클턴의 서바이벌 리더십'에서도 찾을 수 있다.
배는 침몰하고 남극 대륙의 정복이라는 꿈이 사라져 버렸을 때,섀클턴은 스스로 생을 포기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6백34일간의 사투 끝에 단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탐험대원 27명은 전원 생환했다.
운명은 그를 철저히 저버렸다.
그 결과 그는 거의 벼랑 끝에 서게 됐다.
하지만 무엇이 포기 대신 그로 하여금 다시 일어서게 하였을까?
혹독한 시련에 직면한 섀클턴은 자신의 장기적 목표를 새롭게 정립한다.
포기 대신에 신속하게 목표를 다시 세웠던 것이다.
남극대륙의 횡단에서 대원들 전원을 무사히 데리고 돌아간다는 목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새로운 목표에 자신을 적응시켜야 한다.과거의 목표는 사라졌다.자,이제 집으로 돌아간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소극적이고 수동적이어서는 안 된다.
적극적으로 미래를 전망하고 발생 가능한 문제들을 차근차근 챙겨야 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저런 상황이 발생한다면,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리더에게 주어진 중요한 책무는 리스크로부터 조직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일이다.
생생한 사례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9·11 테러 사태에 직면해서 뉴욕 시정을 이끌었던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의 리더십을 읽어야 한다.
그의 책 '리더십,위기를 경영하라'(루비박스)는 실전을 거쳐 검증된 그의 리더십의 원칙들을 담고 있다.
그의 책은 '리더여,우선순위를 정하라'로 시작된다.
정말 오늘날 한국 사회의 지도자들이 깊이 새겨 들어야 할 말이다.
우선 순위의 부재가 가져오는 혼돈을 체험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생생한 메시지다.
두 번째 원칙 '리더여,철저하게 준비하라'는 사전에 대비하는 준비문화를 확산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다른 실전 리더십을 원한다면 1백40년간 성장해 온 조직으로서 여전히 미국에서 가장 효율적인 조직으로 통하는 구세군 경영에 대한 리더십을 다룬 책을 읽어볼 만하다.
로버트 왓슨과 벤 브라운의 '구세군 리더십'(한국경제신문)도 오랜 세월 속에 살아남은 리더십의 원칙을 제시해 주는 데 손색이 없다.
한편 리더십의 펀더멘털을 강화하기 원하는 독자에게 3권의 책을 권하고 싶다.
리더십 분야의 최고 석학으로 통하는 존 코터의 '변화의 리더십'(21세기북스)과 워렌 베니스의 '고양이를 길들이듯 사람들을 리드하라'(좋은책만들기)는 최근에 나온 책들이다.
그 밖에 피터 드러커의 '변화 리더의 조건'(청림출판)도 도전해볼 만한 책이다.
'리더십 대가들의 학장'으로 불리는 워렌 베니스는 "리더십은 전통적으로 사람을 중시하는 쪽으로 다시 되돌아 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책 속에는 할리우드의 전성기 때 MGM 사장이었던 루이 메이어의 이야기가 이렇게 인용돼 있다.
'기업의 재산은 저녁에 집으로 간다.
재능있는 매니저,작가,배우들의 도움 없이는 MGM은 아무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워렌 베니스는 리더십이란 고양이를 돌보듯 사람들을 돌보는 것,오늘날 기업들이 진정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바로 '사람'임을 확실히 인식하는 것,이것이 바로 저자가 주장하는 경영의 핵심이자 리더십의 본질이다.
마지막으로 서가 깊숙이 꽂혀있는 책을 한 권 소개하자면,미국 대통령 리처드 닉슨이 말년에 저술한 '지도자들'(을지서적)을 들 수 있다.
나라의 일을 맡은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공병호 경영연구소장 gong@go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