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처음으로 공동 투자·제작 방식으로 영화를 만든다. 영화제작사 메가픽쳐스(대표 박희준)는 지난 13일 중국 상하이에서 상하이디지털SFS 영화사와 코믹 무협영화 '테크노무사 호야'(가제)를 공동 투자ㆍ제작키로 계약을 맺었다고 21일 밝혔다. '무사'와 '비천무'가 중국측으로부터 장소 인력 등을 지원받아 협작 형태로 제작됐지만 중국 영화사가 직접 제작비를 부담하는 공동 투자ㆍ제작 방식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는 이번 계약에서 '테크노무사 호야'의 총 제작비 3백만달러(약 36억원) 중 절반씩 투자하고 양국 및 세계 시장에서의 배급 수익을 반씩 나누기로 했다. 한국측이 배우 캐스팅과 스태프 비용 지출 등 제작 전 단계의 비용을 대고 중국측은 촬영 및 후반작업 등 제작단계의 비용을 부담한다. 이번 계약은 영화배급시장을 크게 확대해 수익을 넓히려는 의도에서 이뤄졌다. 이 영화는 한국의 스태프와 배우들이 출연하는 한국 영화이지만 중국 영화로도 인정받아 연간 20여편의 외화만 수입되는 중국 시장에서 쿼터제 적용을 받지 않고 상영된다. '테크노…'는 임진왜란 직후의 조선을 배경으로 유명한 무사와 비슷하게 생긴 주인공 '호야'가 본의아니게 무사 행세를 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린 퓨전 무협 코미디.'남자 태어나다'의 조감독 출신 박재호 감독의 데뷔작으로 중국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된다. 현재 시나리오 마무리 단계이며 오는 10월말 촬영을 시작해 내년 여름께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개봉될 예정이다. 한국 배우들이 주역을 맡아 한국어로 연기하며 주성치 등 중국 스타들이 카메오로 출연할 예정이다. 메가픽쳐스는 '남자 태어나다''천사몽' 등을 제작했으며 상하이디지털SFS는 중국 국영 영화사였던 상하이제편창이 민영화된 뒤 명칭을 바꾼 회사다. 박희준 메가픽쳐스 대표는 "중국의 국영 영화사가 민영화된 뒤 해외 영화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 영화에 투자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