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東北 3성' 경제권 뜬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낙후된 생산기지를 일으켜 세우자(振興老工業基地)" 랴오닝성의 성도 선양시 도로 변 곳곳에 요즘들어 이같은 문구를 담은 플래카드가 내걸리기 시작했다.
도심 한쪽에서는 공장 철거작업이 한창이다.
중공업 도시였던 이곳의 공장을 시 외곽으로 이전하고 공장 터를 상업지구로 재개발하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이달 초 "랴오닝 지린 헤이룽장 등 둥베이(東北) 3성을 서부대개발 사업에 준하는 전략개발축으로 지정한다"고 선언,이 지역이 중국 4대 경제권으로 급부상하면서 개발열기가 날로 뜨거워 지고 있다.
경제일보 등 중국 언론들도 "광둥과 홍콩을 아우르는 주장삼각주,상하이를 축으로 한 창장삼각주,베이징 톈진을 잇는 징진탕 경제권 등과 함께 중국의 4대 경제권으로 설정됐다"며 이곳 소식을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둥베이 3성 대개발의 청사진은 오는 10월 열릴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 제3차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구체적인 윤곽이 확정된다.
다국적기업으로부터 외자유치 및 첨단기술과 관리기법을 도입,낙후된 원자재 및 장비생산 등의 중공업 생산기지를 재개발하는 게 골자를 이룰 것이라고 중국언론들은 관측했다.
둥베이 3개성 중 경제 외형이 가장 큰 랴오닝성의 경우 경제의 4분의 3이 철강 등 중공업 부문이어서 이의 경쟁력 확보가 경제 성장의 관건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린성은 자동차 석유화학 농업 등 6대 산업기지를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개발개혁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둥베이 3성을 세계 수준의 산업기지로 육성하기 위해 인접국인 한국 일본 러시아와의 경협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19일 한국 포스코와 중국 번시강철이 냉연강판 공장 합작계약을 맺은 게 대표적 사례다.
1915년 설립된 번시강철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철강업체로 랴오닝성의 양대 철강생산기지이지만 90년대 중반 급여를 못줄 만큼 어려움을 겪은 이후 체질을 바꾸는 데 노력해왔다.
포스코 덕분에 고급 자동차 강판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되면서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병성 주선양 총영사는 "둥베이 3성이 동부 및 남부 연안지역에 비해 외자기업에 대한 지원환경이 뒤졌던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기업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둥베이 3성 개발이 4년 전부터 추진되고 있는 서부대개발과 함께 중국 대륙의 균형 발전을 위한 중심축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선양=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