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작고한 이창복 전 서울대 명예교수가 평생 수집한 식물표본과 문헌자료 등 6천여점이 산림청에 기증돼 식물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빛을 보게 됐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이 교수의 유언에 따라 식물표본 4천8백7점과 문헌,사진 1천여점 등 모두 6천여점의 연구자료를 유족들로부터 기증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이 교수는 1953년 하버드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63년 서울대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서울대 농대교수와 문화재위원 등을 지내면서 '식물분류학''수목학'등의 저서를 남겼으며 80년 출간한 '대한식물도감'은 식물학도들의 교과서가 됐다. 국립수목원에 기증된 식물표본 중에는 그가 직접 명명(命名)한 식물의 기준표본 50여점을 비롯 일본 나카이,프랑스 타겟 신부 등 외국 식물학자들이 1900년대 초 국내에서 수집한 희귀 식물표본도 포함돼 있다. 또 1842년 발간된 '일본 식물상' 등 고문헌 및 식물삽화 원본과 사진 등 학술적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자료도 적지 않다. 국립수목원측은 산림생물 표본관에 별도의 수장고를 마련해 보전하면서 후학들의 식물연구에 활용할 계획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이창복 교수는 우리나라 식물연구의 효시로 식물원과 수목원문화를 개척한 인물"이라며 "기증받은 자료는 고인의 뜻을 살려 학술연구에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림청은 22일 오전 정부대전청사에서 고인의 장남 이문호씨 등 유가족으로부터 기증서를 받고 감사패 등을 전달한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