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업체, TV.비데도 만든다.."음향기기 만으론 돈벌기 힘들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트로닉스 롯데전자 아남전자 등 국내 전문 오디오업체들이 사업 다각화를 통해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주력 부문인 오디오 사업의 매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갈수록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오디오 산업은 미니 컴포넌트 등 저가 제품은 중국에 밀리고 고가 제품은 고급 해외 브랜드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97년 외환위기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
홈시어터를 제외한 국내 오디오 시장 규모는 97년 3천8백억원에서 98년 2천억원,99년 2천3백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 3천억원대로 소폭 늘었지만 올해 2천6백80억원,내년 2천1백억원 대로 다시 위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오디오 업체들은 최근 홈시어터 정보가전 생활가전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활로 찾기에 나섰다.
이트로닉스는 올 하반기에 개인디지털영상저장장치(PVR),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용 단말기 및 중계기,LCD-TV 등을 내놓는 등 정보가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PVR와 LCD-TV는 수출용 오디오에 붙여온 '셔우드' 브랜드로 미국 등 해외시장에 우선 선보이고 국내에는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출시할 예정이다.
또 디지털앰프와 고급형 AV리시버를 선보이는 등 홈시어터 라인업도 대폭 보강키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오디오가 효자 품목이기는 하지만 갈수록 판매가 위축되고 있어 '인켈' '셔우드' 등의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2000년 롯데알루미늄에 합병된 롯데전자도 생활가전으로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다.
올 초 제조자설계생산(ODM) 방식으로 김치냉장고 선풍기 드럼세탁기를 공급받아 '피데스' 브랜드로 출시한 데 이어 최근 공기청정기 냉온수기 냉온정수기 비데 등을 내놓으면서 환경가전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 회사는 또 정보기술(IT)과 통신 단말기 사업을 미래 성장사업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블루투스(Bluetooth·근거리무선통신)와 무선 LAN 사업,무선 통신 헤드셋 등을 출시해 시장 반응을 타진한 데 이어 LCD-TV와 이동통신 단말기 사업에도 조만간 진출할 계획이다.
향후 2∼3년 안에 중국에 대형 휴대폰 생산공장을 짓고 부호분할다중접속(CDMA)과 유럽형이동통신(GSM)방식의 휴대폰을 생산,중국 내수시장에 출시하겠다는 중장기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아남전자는 셋톱박스 사업을 회사의 성장 동력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외주개발을 통해 생산해온 디지털 셋톱박스를 자체 생산으로 전환했다.
하반기에는 자체 브랜드를 붙여 신제품 15개를 출시하는 등 셋톱박스 사업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아남전자 관계자는 "올해 디지털 셋톱박스 부문에서 3백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디지털 사업부 조직을 보강해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문 오디오 업계의 다른 사업 진출은 이미 다른 업체들이 상당 부분 시장을 선점한 상태여서 이같은 전략이 성과를 거둘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