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1일 정부안에서 시행시기만1년 늦춘 주5일제 법안을 의결함에 따라 주5일제 시행은 사실상 기정사실화 됐다. 당장 내년 7월1일부터 바뀐 제도에 따라 주5일제를 실시해야 하는 대기업들은인건비 부담증가에 따른 생산성 향상과 근무기강 강화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아울러 주5일제로 기업의 여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현대차처럼 주5일제를 놓고 노사간 재협상을 해야 하는 경우는 물론 앞으로 임단협상 등의 과정에서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될 가능성도 높아져 노사대책에도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있다. 기업들은 법정 근로시간이 줄어드는데 따른 근무체제 개편, 휴가제도 및 수당개편작업 등의 문제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기업들 대책마련 착수 = 기업들은 주5일제가 정부안을 토대로 국회 상임위를통과, 법정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분 9%를 포함해 연례적인 인금인상 등으로 최소 15% 이상의 임금상승이 예상되자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을 통해 추가부담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 등 대기업 관계자들은 "주5일제가 시행되면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고됐기 때문에 생산성을 올려 추가부담을 최소화하는 수 밖에 없다"면서 "생산성을 높이려면 근무기강을 확립하고 근무강도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은 이에따라 집중근무제, 교육강화, 공정속도 제고, 공정당 투입인원 축소 등을 통해 근무효율을 높이는 한편 비용축소를 위해 기존의 각종 원가절감 노력을 강화하고 주5일제 체제 아래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부문은 과감한 해외이전 등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인건비 증가를 막기 위한 자동화나 무인시스템 투자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기업들은 바뀐 제도에 따라 휴가나 수당 등도 손을 봐야 하며 이에따라 이미 연.월차 휴가를 활용해 주5일 근무를 하고 있는 직장인들은 주5일제 법제화로 지금보다연차수당이 늘어나거나 아니면 휴가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 대책 각양각색 = 조선업계는 개별 업체별로 주5일제 시행의 수위가 차이가 날 수 있는 부분을 막기 위해 업계 차원에서 공동대응방안 모색에 들어가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연월차 휴가수당의 축소 등을 감안하더라도 특근.잔업 등 초과근로수당의 추가 발생 등으로 연간 70억-80억원 상당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자동화 투자를 늘리고 공정당 투입인력을 줄이는 등 업무합리화를 통해 근무효율을 향상시키는데 만전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조선업계는 이와함께 자동화 부분 확대와 근무효율 향상,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통한 이익 극대화 등을 통해 주5일제 시행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독자적으로 임단협을 통해 주5일제에 합의한 현대차의 향방에온 신경을 쏟고 있다. 현대차가 근로조건 저하없는 주5일제에 합의하면서 법제화될 경우 보충협약을실시한다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에 앞으로 벌어질 임단협에 따라 현대차 주5일제의모습이 구체화될 예정이다. 현대차의 주5일제는 자동차 업계와 금속노조 소속업체 뿐 아니라 산업계 전체에서 하나의 준거모델이 될 것으로 예상돼 노사간 치열한 공방이 우려되고 있다. 건설업계는 공기를 맞추기 위해 휴일에도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주일제 도입으로 노임단가라 올라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에따라 정부가 공공공사를 발주할때 주5일 근무제에 따른 노임단가 상승요인 등을 충분히 감안해 예산이나 공기를 책정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력 추가충원 최대 자제 = 기업들은 법정 근로시간이 줄어들더라도 인력을추가로 뽑지않을 전망이다. 인력을 새로 뽑을 경우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데다 추가비용도 많아지기때문에 다소 초과근로 수당이 늘어나더라도 기존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주40시간제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주5일제가 시행되더라도 단순히 이것 때문에 인력을 충원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초과 근로를 많이 시키고 대체휴가 등도 최대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24시간 가동되는 사업장의 경우 4조3교대제를 실시하는 기업은 물론 3조3교대제인 사업장도 기존 인력을 그대로 가져간다는 방침이다. 3조3교대를 실시하는 철강업체들은 "최대 주16시간 초과근로가 허용되기 때문에당분간은 기존 인력으로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