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의 2차 파업으로 부산과 광양 컨테이너 부두와 경기도 의왕의 경인컨테이너기지 등 핵심 물류시스템이 마비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21일 부산항 감만부두 정문.오가는 컨테이너 차량들이 평소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어 한산한 분위기다. 경비직원들은 "지난 5월의 화물연대 파업 때는 컨테이너 차량들이 서서히 줄어들었는데 이번엔 20일 오후부터 한꺼번에 절반 정도 준 것 같다"고 전했다. 감만부두와 바로 인접한 신선대부두도 화물 입출입이 지난 20일 평소보다 36% 정도 준 데 이어 이날엔 60% 정도 격감,컨테이너 야적장에는 지게차들만 화물트럭들을 기다리고 있다. 수출입 운송업체들은 3개월 만에 또다시 파업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하루 1백20대의 컨테이너 트럭을 임차해 1백80여개(20피트 컨테이너 기준)의 컨테이너를 처리해온 KCTC의 경우 부산~경인간 장거리 운송서비스는 완전 중단했다. 20대의 자체차량으로 부산항 안에서 다른 배로 옮기는 환적화물 1천여개 가운데 30% 정도를 처리하고 있을 뿐이다. 부산해양수산청과 부산시는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주차장 등에 트레일러를 세우고 운전을 거부하고 있는 트럭운전사들을 행정적으로 제재할 수도 없어 사실상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무역상사들은 "화물연대는 지난 5월 파업을 통해 운수업의 특성상 다른 산업에 미치는 여파가 엄청나다는 사실을 익히 확인했으면서 또다시 파업을 벌이는 것은 남을 죽이고 자기 몫을 더 챙기자는 이기주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임성택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 운영팀장은 "파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지속되는 한 부산항의 동북아 물류중심지의 꿈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 최대의 내륙 컨테이너기지인 경기도 의왕시 부곡동의 경인컨테이너기지(ICD)도 지난 20일 오후부터 컨테이너 처리물량이 격감하고 있다. 평소 하루평균 5천5백여개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해온 이곳이 20일엔 평소의 61.3%를 처리하는 데 그쳤고 21일에는 20%선으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는 경인컨테이너기지를 오가는 4백90여대의 화물차 중 화물연대 소속 3백70여대가 운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화물연대 광양컨테이너지회 노조도 총파업에 동참,화물 처리율이 평소의 70%에 그쳤다. 육로를 이용한 시멘트 운송도 사실상 중단될 위기를 맞고 있다. 강원도 영월 동해 삼척과 충북 단양 등 BCT 조합원들이 대거 파업에 가담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부터 성신양회와 한일시멘트 동양시멘트 공장 앞에서 집회를 갖고 운행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 시멘트 회사의 육로 수송이 사실상 중단됐으며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건설현장 등에 큰 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현·김희영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