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중앙 단상에 올라선 김정태 국민은행장과 남용 LG텔레콤 사장은 마주잡은 대형 종이통장 모형을 찢어 버리고 대신 '휴대폰'을 들어보였다. 국민은행과 LG텔레콤이 손잡고 모바일금융 서비스(휴대폰을 이용한 금융거래)를 시작한다는 것을 알리는 퍼포먼스였다. 내달부터 실시되는 국민은행과 LG텔레콤의 '뱅크온(BankOn)서비스'는 스마트칩이 내장된 휴대폰으로 계좌이체,조회,출금,대중교통요금 결제 등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어떤 서비스 있나=뱅크온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국민은행 고객은 개인의 금융정보를 담은 스마트칩이 내장된 신형 019휴대폰(4개 종류,30만원대)을 구입해야 한다. 이 휴대폰을 통해 타행이체,계좌조회,수표조회 등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휴대폰은 현금카드 역할도 한다. 휴대폰을 은행자동화기기(CD,ATM) 적외선 감지부분에 갖다댄 후 자동화기기에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예금을 뽑을 수 있다. 이밖에 서울·수도권 지역에선 휴대폰을 교통카드처럼 쓸 수 있다. 국민은행과 LG텔레콤은 향후 서비스 영역을 신용카드 결제,로또복권 구매,공과금 납부,증권거래 서비스로 확대할 방침이다. LG텔레콤은 '뱅크온 전용 휴대폰'을 내달부터 국민은행 7백60여개 점포에서 판매한다. ◆기존 서비스와 차이점은=기존에도 휴대폰 무선인터넷을 이용해 간단한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복잡한 입력단계(7∼16개)를 거쳐야 했고 소요시간도 길어 고객들의 불편이 컸다. 또 건당 70∼3백40원에 이르는 비싼 통신료도 내야 했다. 이에 비해 뱅크온 서비스를 이용하면 입력단계는 3∼4회,소요시간은 1분 내로 단축된다. 통신료도 기존의 10∼15% 수준인 건당 10∼30원에 불과하다. 한편 금융계는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이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본격 도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서비스망의 패러다임이 '은행창구→인터넷→모바일'로 전환하는 신호탄이라는 뜻이다. 김남국·최철규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