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조직의 운명은 참모가 결정한다.' '1인자를 만든 참모들'(이철희 지음,위즈덤하우스,1만1천원)에는 동·서양의 탁월한 '장자방' 8명의 얘기가 담겨 있다. 이들이 자신의 재능과 지혜를 결집시켜 보스를 최고로 만든 과정과 방법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저자는 국회의원 보좌관과 청와대 행정관 등 참모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역대 최고 브레인들의 역할과 그 내면세계에 렌즈를 들이댄다. 그는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명참모 딕 모리슨을 '아이디어를 보스의 가슴에 심는 탁월한 세일즈맨'이라고 평가한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열정에 찬 지도자로 만든 필립 굴드는 노동당이 17년 야당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집권할 수 있도록 도와준 주역.미국 윌슨 정부의 그림자 총리 에드워드 하우스,루스벨트의 정치 매니저 루이 하우의 파트너십도 깊이 있게 조명한다. 우리 역사에서는 어떤가. 최영이 아닌 이성계를 택해 한국사 최강의 개혁 경세가 면모를 보여준 정도전,천하경영의 뜻을 품고 백수생활을 견딘 뒤 왕권 중심의 국가체계를 설계한 한명회가 그 주인공이다. 중국으로 무대를 옮기면 날건달 유방과 샌님 장량의 절묘한 조화,조조를 천하의 주역으로 부상시킨 순욱의 역할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지혜로운 참모와 위대한 보스.이들은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신랄한 비판자로서 상호 약점을 보완해주는 드림팀을 이뤘고 역사의 격랑 속에서 서로에게 지렛대가 되어주며 성공의 신화를 탄생시켰다. 이같은 상생의 하모니를 통해 내 안에 잠들어 있는 참모 마인드를 깨우자고 저자는 제안한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직의 흥망을 결정하는 키 맨(Key Man)은 참모이며 노(No)라고 말하는 참모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보스가 조직을 융성의 길로 이끈다"며 추천사를 썼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