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船社 "부산항 너무합니다"..또 수송 거부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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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파업이후 환적화물이 줄줄이 부산항을 떠나고 있는데 또다시 수송거부라니 해외 본사는 부산이라면 고개를 설래설래 흔듭니다" 외국계 5개 운송회사로 구성된 그랜드 얼라이언스(GA)사는 22일 "화물연대 파업이 올들어 석달 동안에 두차례나 발생해 부산항을 믿을 수 없게 됐다"며 "환적 화물의 부산항 입항 중단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파업이 길어질 경우 한달에 5천여개에 달하는 GA의 컨테이너 환적 기항지가 일본이나 중국 항만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대형 공동선사인 뉴월드 얼라이언스도 조만간 환적 화물부터 기항지를 중국이나 일본 쪽으로 옮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머스크 시랜드의 이시우 운영부장은 "외국선사들이 부산을 떠나면 해운업계 근로자들은 화물연대의 투쟁제물이 되는 꼴"이라면서 "이번 파업으로 부산항은 동북아 허브는커녕 2류항으로 추락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외국선사의 화물관리를 하고 있는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의 임성택 운영팀장은 "지난번 화물연대 파업의 영향으로 신선대부두 4,5번 선석개발사업을 합작추진하려던 한 외국선사가 부산항 투자를 포기하고 중국 칭다오로 가버렸다"며 "잇단 파업으로 부산항은 신뢰할 수 없는 '불안전 항'으로 낙인 찍혀 외국인들의 투자기피가 확산되지나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재파업으로 부산항 서비스에 대한 외국 본사의 불만이 봇물을 이룬다.
머스크의 이 부장은 "본사에 파업상황을 전하기가 민망할 뿐만 아니라 국익을 생각해서 어떻게 하든 사태를 너무 부정적으로 전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때면 참담한 심정"이라고 털어놓았다.
부산항이 중국 상하이,일본 고베 등과 피를 말리는 화물유치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불과 석 달 동안에 두 번씩이나 파업을 벌이는 것은 외국선사와 화물을 내쫓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안타까워했다.
P&O네들로이드사의 한 직원은 "외국인들은 석 달 만에 또다시 마비되고 있다는 소식에 지긋지긋해 한다" 며 분통을 터뜨렸다.
홍콩계 선사에서 일하는 박기동 부장은 "화물연대 사람들은 부산항이 경쟁력을 잃으면 자신들이 아무리 임금협상을 잘 해도 소용없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만 양밍라인의 국내대리점을 맡고 있는 우주해운 김종선 차장은 "지난 5월 파업 때 부산항 기항이전을 검토했다"며 "이번 파업이 장기화되면 부산항 기항이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일재 부산상의 조사부장은 "화물연대의 파업장기화로 부산항은 다시 최악의 항만기능 마비와 국제 신인도가 하락되면서 외국선사 이탈이란 심각한 후유증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