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탤런트 정선경씨. 얼마 전 '대형 금융사고'를 쳤다. 드라마 '무인시대'에서다. 고려 무인시대 최고 권력자인 이의방의 아내를 꼬드겨 '계'를 조직, 계원들을 모으고 커미션을 챙겼다. 그러나 권력을 이용한 정씨의 '재테크'는 결국 '곤장형'으로 결말나고 말았다. 드라마속 재테크에 실패한 정씨. 그렇지만 현실속에선 실패하지 않겠다는게 그의 다짐이다. 이런 다짐을 실천하기 위해 정씨는 은행 재테크 전문가로 통하는 서춘수(조흥은행),한상언(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을 만나 도움을 청했다. 정씨가 갖고 있는 여유 자금은 2억원. 정씨는 서 팀장과 한 팀장에게 안정형과 공격형의 포트폴리오를 짜줄 것을 주문했다. ◆ 원금손실은 없다, 안정형 서춘수 팀장은 "원금과 이자손실 가능성이 적은 안정형을 택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치켜세웠다. "톱탤런트로서 웬만큼 벌었을 테니 이제 지키는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서 팀장은 단기간(6개월) 투자할 상품으로 '주가지수연동 정기예금'을 추천했다. 특히 6개월 후 주가(KOSPI 200)가 가입시점보다 하락하지만 않으면 연 7%의 수익률이 보장되는 '디지털 상승형'을 적극 권했다. 이 상품은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원금은 보장되는 점이 특징이다. 6천만원을 투자할 경우 세후 이자는 3백60만원(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가정할 경우). 서 팀장은 1년간 투자할 만한 상품으로는 상호저축은행이 판매하는 '특판정기예금'을 꼽았다. 이 상품의 금리는 연 6.5%. 은행 정기예금에 비해 2%포인트 이상 높다는 설명이다. 이때 설명을 듣던 정선경씨의 얼굴에 '걱정스러움'이 묻어난다. "아버지 친구분이 저축은행(당시 상호신용금고)에 돈을 맡겼다가 예금을 떼인 적이 있는데요." 서 팀장은 "괜한 걱정 할 필요없다"며 '예금자보호제도'에 대해 설명한다. "저축은행이 문을 닫더라도 원금과 이자를 합해 5천만원까지는 정부(예금보험공사)가 대신 물어 줍니다. 따라서 8천만원을 맡길 경우 4천만원씩 분산 예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선경씨의 불안감을 잠재운 서 팀장은 적합한 장기투자상품으로 국공채를 추천했다. "국공채는 국가가 발행하는 채권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게 서 팀장의 설명이다. 예상수익률은 연 5.2%. 금리가 하락할 경우 매매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서 팀장의 말대로 주가지수연동 정기예금에 6천만원, 저축은행 특판정기예금에 8천만원, 국공채에 6천만원씩 총 2억원을 투자할 경우 1년 뒤 얻는 이자수익은 1천85만원(세후)에 달한다. ◆ 위험도 감수한다, 고수익 추구형 한상언 팀장은 "수익성과 리스크(위험성)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며 좀더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아직 젊고 돈 벌 기회가 만은 만큼 굳이 보수적인 재테크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였다. 한 팀장은 우선 단기투자상품으로 '단기특정금전신탁'을 권했다. 이 상품은 우량기업체가 발행한 CP(기업어음)에 투자하는 상품. 3개월 동안 투자할 때 연 4.5%, 1년 동안 투자할 때 연 5.5%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연 5.5%의 수익률이라면 너무 낮지 않은가요." 정선경씨가 실망한 듯 말했다. "5천만원을 특정금전신탁에 투자한 이유는 나머지 돈으로 좀더 고수익상품에 투자하기 위해서입니다. 일종의 안전판인 셈이죠." 한 팀장은 이어 본격적인 '고수익, 고위험' 상품을 소개했다. "요즘 주식시장이 뜨겁습니다. 앞으로도 오를 것이라고 예상되면 시스템펀드에 투자하세요." 시스템펀드란 '주가는 항상 등락을 반복한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투자상품이다. 투자금의 일정비율을 주식에 투자한 뒤 시스템의 신호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면 분할매수하고 주가가 상승하면 분할매도한다. 시스템 펀드가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주식시장은 '조정이 가미된 상승장'. 시스템펀드는 향후 1년간 종합주가지수가 20% 상승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 10∼15%의 수익을 내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주가가 하락할 경우 원금손실도 감수해야 한다. 한 팀장은 장기투자상품으로는 우량 카드사가 발행한 후순위전환사채를 추천했다. 이 상품은 발행 카드사가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않으면 연 8∼9%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단 만기 전에 상장할 경우 수익률은 연 5%로 줄어든다. 하지만 상장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한 팀장의 포트폴리오에 따라 2억원을 투자할 경우 1년 뒤 손에 쥐는 돈은 '1천9백38만원(세후)+상장시세차익'이다. 그렇지만 "원금손실의 가능성도 충분히 염두에 둬야 한다"고 한 팀장은 강조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