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칼국수를 좋아하다보니 청와대에 들어가는 사람은 모두 칼국수를 대접받는다고 해서 세간에 화제가 됐던 적이 있다. 그때 청와대에서 칼국수를 제공했던 음식점은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영업하던 그 식당은 현재 포이동으로 자리를 옮긴 '소호정'이란 곳이다. 어지간한 미식가들이라면 이 소호정의 칼국수와 수육 맛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이 소호정이 처음으로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 빌딩 인근에 '본가 안동국시'라는 상호로 분점을 냈다. 분점이라고 하지만 칼국수를 만든 주인공인 김남숙씨(77)가 직접 운영해 오히려 본점이라 할 수 있다. 소호정은 장남인 임동열 사장(54)에게 맡겼다. 김씨는 20여년전 압구정동에서 처음 시작한 식당상호 '안동국시'에 미련이 남아 그 상호를 가진 식당을 새로 연 것. 기름기를 쭉 뺀 수육은 입에 넣으면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을 즐겁게 한다. 큰 게 2만7천원,작은 게 2만2천원이다. 안동 제삿상에 등장한다는 참문어는 여느 곳에서 먹기 힘든 것이다. 보통 일식집에 딸려나오지만 그것과 비교조차 할 수 없다. 메밀묵과 생선전도 인기메뉴다. 주메뉴인 칼국수는 두 말이 필요없을 정도.양지국물과 어울린 면은 고소하면서 입에 착 감기는 맛이 일품이다. 김씨는 음식의 많은 비법 중 유독 칼국수 면을 뽑는 비법은 아들에게만 전수해줬다고 한다. 깻잎반찬도 인기인데 칼국수 위에다 깻잎을 얹어 입에 넣으면 기가막힌다. 한 그릇에 7천원이다. 이 집은 음식 맛이 '소호정'과 똑같다는 것을 전혀 홍보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맛에 관한한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02)563-8098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