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ylee@daewoo.com > 우리나라는 '한글'이라는 독립된 언어를 보유한 자랑스러운 민족이다. 더구나 한글 외에도 주변국의 영향으로 한자(漢字)까지 읽고 쓸 수 있으니, 정말로 '스마트'한 민족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하지만 이렇게 똑똑한 한국인도 한자어의 본고장인 중국에 가면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듦을 느끼게 될 것이다. 길거리 광고, 하다 못해 식당의 차림표조차 제대로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 또한 첫 중국출장 때 이러한 문제로 적지 않게 당황한 적이 있다. 소시적 능숙하게 읽고 써온 한자가 막상 본토에 와 보니 그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중국은 한국과 달리 한자를 간략화한 '간자체'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았다. 신용카드를 뜻하는 '카'자도 있다고 하니 재미있기까지 하다. 한국인은 정자체만 배웠으니 현재 중국에서 쓰는 간자체가 생소한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번 방중기간중 한ㆍ중간의 전면적인 교류 확대를 천명한 만큼 앞으로는 중국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서 교류가 더욱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부터라도 한자어 교육시 간자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중국인들은 자국을 '세계의 공장'임을 자청하며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당(唐)나라 시절 한자를 고수하면서 실제로 중요한 중국인과의 의사소통에 있어서는 명함의 이름조차 읽을 수 없다니 참으로 비효율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대의 흐름은 '나노의 시대'를 달리고 있다. 이제는 과거에 연연하거나 전통만을 따르려는 사고로는 생존 자체도 위협받을 수 있다. 중국인들이 과감하게 언어체계에 변화를 꾀한 것처럼 우리도 자국의 실리를 위해서는 유연한 사고와 변화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해외수출 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무역전사'도 마찬가지다. 거래처가 '그들만의 조건'을 요구한다면 우리는 남보다 빨리 그 요구를 충족해야 할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그들의 언어나 경영스타일을 남보다 먼저 습득함으로써 '고객 만족'이라는 경영의 기본을 닦아 나가야 할 것이다. 미래에는 탄력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나 기업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승리할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되 유연한 마인드까지 가진다면 성공은 보다 빨리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