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22일 개인용 컴퓨터(PC) 칩의 수요가 급증, 올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앤디 브라이언트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올 3분기 매출이 최소 73억달러에서 최대 7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65억달러)보다 큰 폭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텔의 종전 전망치는 69억∼75억달러였다. 회사측은 당초 내달 4일 올 3분기 매출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시장 상황이 크게 개선돼 이례적으로 발표 일정을 앞당겼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3년간 IT부문 지출을 억제해 온 기업들이 컴퓨터 등에 대한 예산 집행을 늘리기 시작했다"며 "인텔의 매출 전망치 상향조정은 IT 경기 회복의 시발점으로 인식된다"고 보도했다. ◆ IT 경기 살아난다 =인텔은 자사 매출의 83%를 차지하는 PC 칩과 회로기판의 수요가 세계 모든 지역에서 예상을 초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데스크톱과 서버용 프로세서, 휴대폰 칩 등 각 부문에서 고루 매출 신장이 이뤄지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노트북 컴퓨터 수요가 급증, 하반기 반도체 시장 전망을 더욱 밝게 해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망치 발표가 있기 하루 전날인 지난 21일 크레이그 배럿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다우존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신형 컴퓨터를 구매하는 등 교체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며 PC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경제연구기관인 아메리칸테크놀로지 리서치의 리처드 휘팅톤 애널리스트는 "IT 대표기업 인텔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반도체 등 IT 산업 경기 전반이 상승 탄력을 받는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 기술주를 주목하라 =지난 주말 뉴욕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3.8% 급등, 1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증시 전체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으나, 시간외 거래에서는 7.2% 이상 뛰어오르며 기술주 상승을 이끌었다. 인텔의 경쟁업체인 AMD(4.9%)와 정보통신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0.2%) 주가도 동반 상승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시스템스 델컴퓨터 등 PC 관련 기업 주가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CNN머니는 "하반기 주가 상승은 IT 기술주들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