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덕분에 건설현장 수요가 주춤해 아직 시멘트대란은 아니지만 이번주에 (파업이) 해결되지 않으면 레미콘 업계와 건설업계는 파국을 맞을 겁니다." 화물연대 파업의 최대 피해자는 레미컨 업계다. 이번 파업이 시멘트분야(BCTㆍ벌크 시멘트 트레일러) 운임협상에서 촉발됐기 때문에 시멘트 운송트럭들은 거의 운송중단 상태여서 레미컨->건설업계 등으로 파장이 급격하게 번지고 있다. 24일 오전 서울 성수동 삼표산업 레미콘 공장. 수도권 내 공사현장 곳곳으로 시멘트를 나르느라 바빠야 할 레미콘(콘크리트 믹서) 트럭 1백여대는 공장 앞에 줄지어 굳게 멈춰서 있다. 종업원들은 삼삼오오 모여앉아 한가로이 배치플랜트(모래 자갈 골재 물 등을 적절히 혼합하는 장비)를 손질하고 있다. 서울 지역 시멘트 공급 핵심 기지인 이 공장은 지난 21일 화물연대 운송거부 발표와 함께 비상이 걸렸다. 강원도 단양 영월로부터 직송되던 물량은 파업 당일 바로 끊겼다. 성북 성신양회 등 수도권 시멘트 출하기지로부터 공급되던 재고도 지난 23일 오후 바닥을 드러내자 사정이 급해졌다. 다행히 주말 내내 계속된 비로 현장 공사가 중단되며 추가 주문이 급감해 일단 한숨을 돌렸다. 이계엽 성수공장장은 "건설사 하루 평균 공급 물량이 4천8백㎥ 안팎인데 어제 오늘 1천5백㎥ 정도 나갔다"며 "그것도 벌크트럭 차주들이 대부분 파업에 참여해 회사 차량 10여대를 직접 투입,운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비가 개고 나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장마로 공사 진척도가 많이 늦어진 건설업체들이 만회하기 위해 시멘트 수요를 2∼3배로 늘릴 것이기 때문. 이 공장장은 "차주 가운데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은 많지 않지만 문제는 비조합원들 대부분이 이들의 설득 협박 등으로 사실상 운전을 거부하거나 태업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철도를 통해 시멘트를 수도권 기지로 실어오더라도 BCT 등의 운반트럭이 움직여 주지 않으면 소용없다"며 "요컨대 화물연대 파업이 이번주에 타결되지 않으면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는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