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04:01
수정2006.04.04 04:05
경기도 부천시 상동에서 후에버 부천상동점을 운영하는 이예분 사장은 지난해 10월 창업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머리끝이 쭈뼛해진다.
커피ㆍ허브 복합점이 아닌 커피전문점을 냈더라면 매출이 지금의 절반도 안됐을 거란 생각에서다.
"상동신도시 상권은 아직 형성중입니다. 유동인구가 생각만큼 많지 않습니다. 가게 문을 연 후에야 그 사실을 깨달았죠. 하루 20만원 매출만 올려도 다행이라 봤습니다. 요즘 하루 매출 30만원을 유지하고 있는 건 허브 판매 덕입니다."
이 사장은 사업 초기 허브 판매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원래 커피전문점을 내려다 서울 신촌에 있는 후에버 매장을 둘러보고 나서 커피ㆍ허브점으로 마음을 바꾼 그였다.
"매장을 2개 갖는 거나 다름없어 괜찮겠다 싶었죠.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커피 맛도 스타벅스 수준은 됐어요. 무엇보다 고객들이 커피를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허브 코너를 둘러보고 관심을 갖게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마음에 들었어요."
허브 제품의 인기는 이 사장이 예상했던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허브가 집중력 향상, 악취 제거, 피부 미용 등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인근 아파트단지 학부모나 주부, 학원 경영자, 호텔 레스토랑 사업자 등이 관심을 보였다.
"커피는 한 잔에 2천~2천5백원이지만 허브 제품은 1만2천원 이상 합니다. 마사지오일은 10만원을 넘고요. 단가가 이처럼 높다 보니 허브가 총 매출의 60%를 차지해요. '커피ㆍ허브'로 돼 있는 간판을 '허브ㆍ커피'로 바꾸고 싶을 정도예요."
허브 매출이 늘면서 허브에 대한 이 사장의 관심도 높아졌다.
1백50쪽 분량의 가이드북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본사에 적극 제안해 특정품목을 할인판매하는 뚝심도 보였다.
에어컨을 팔러온 세일즈맨을 설득해 허브를 사가게 할 정도가 됐다.
'후사모(후에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만들자고 제안하는 단골도 생겼다.
이러다보니 본사에서 '단기에 본 궤도에 올라선 비결이 뭐냐'고 거꾸로 물어오기도 했다.
이 사장은 "1억5천만원을 투자해 월순익 3백만원은 올리고 있다"며 "경기가 호전되고 상권이 좀더 활성화되면 수익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