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이 나흘째로 접어들면서 전자 타이어 화학 등 수출산업의 피해가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인한 물류대란을 막을 수 있는 근본대책으로 업무복귀명령제 및 운전자격제를 도입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광주공장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수출품 반출물량이 평소의 30%대로 떨어졌다. 냉장고 청소기 등 2백50FEU(1FEU는 40피트 컨테이너 1개) 분량의 수출화물이 쌓인 이 공장은 24일 파업으로 출하되지 못한 제품의 40% 가량을 처리하는 작업을 벌였다. 특히 파업 장기화에 대비, 수원사업장에서 미리 확보한 빈 컨테이너를 철도를 이용해 옮겨왔다. 금호타이어는 광주와 전남 곡성공장에서 생산한 수출물량이 광양항으로 빠져 나가지 못해 하루 2백만달러의 수출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재 부산항과 광양항 컨테이너 반출입 물량은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부산항 신선대 부두의 경우 3척의 해외선사들이 2천3백2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수출 컨테이너를 실을 계획이었지만 경인컨테이너기지 등에서의 운송이 중단돼 7백46TEU를 선적하지 못한 채 출항했다. 이날 부산항의 수출입 컨테이너 반출입물량은 1만2천9백74TEU로 평소의 56.8%에 그쳤다. 특히 부산항을 거쳐가는 환적 컨테이너물량도 4천5백42TEU로 평소의 58.6%에 불과해 부산항의 국제신인도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수입 컨테이너들이 제때 빠져 나가지 못해 부두야적장 부족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감만부두의 세방기업과 대한통운 터미널, 3두부, 4부두의 경우 컨테이너 장치율(화물의 점유율)이 80.0~93.2%로 한계상황에 도달하고 있다. 화물트럭 파업이 길어지면서 세방기업 등 10개 운송사의 부산항~경인지역 등 장거리 트럭 가동대수도 5백62대로 평소(평균 1천6백13대)의 34.8%에 불과하다. 한편 정부는 25일 오전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업무복귀명령제와 운전자격제를 도입하는 등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업무복귀명령제는 기간산업에 큰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정부가 해당업체 직원들에게 강제로 업무복귀 명령을 내리는 제도다. 부산=김태현ㆍ오상헌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