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에버랜드와 SK텔레콤이 국내 기업의 서비스 품질을 평가하는 서비스 품질지수에서 4년 연속 최고 점수를 획득했다. 한국표준협회는 국내 주요 서비스 분야 42개 업종을 대상으로 2003년 서비스 품질지수(KS-SQI:Korean Standard Service Quality)를 조사해 각 부문 1위 기업을 선정, 발표했다. 조사대상 기업중 삼성 에버랜드(테마파크 부문)와 SK텔레콤(이동통신), 현대백화점(백화점), 삼성서울병원(종합병원), 아시아나항공(항공) 등 5개 기업은 조사가 시작된 2000년 이후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서비스품질지수는 표준협회와 서울대학교 경영연구소가 개발한 평가모델로 국내 서비스산업의 서비스품질을 전문적으로 측정한다. 제조산업과 서비스산업을 같은 방식으로 평가하는 기존 '소비자만족도'와는 달리 서비스산업 평가에 특화돼 있는게 특징이다. 질 평가요소는 본원적 욕구충족, 예상외 혜택, 약속 이행, 창의적 서비스, 고객응대, 신뢰감, 접근의 용이성, 물리적 환경 등 8개 부문으로 나뉜다. 표준협회는 지난 2000년부터 매년 국내 주요 서비스업체를 대상으로 이 지수를 적용해 1위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42개 업종 1백72개 업체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리서치 전문회사인 한국갤럽과 NHN이 조사를 맡았다. 업종별로는 호텔부문에서 신라호텔이 1위 업체로 선정됐으며 주유소 부문에선 SK㈜가, 승용차 애프터서비스분야에선 현대자동차가 선정됐다. 이밖에 홈쇼핑에서는 LG홈쇼핑이 뽑혔고 삼성전자는 가전서비스와 컴퓨터 등 2개 분야에서 1위에 올랐다. 삼성 에버랜드도 테마파크와 골프장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택배에서는 CJ GLS가, 초고속 이동통신에서는 하나로통신, 정수기 부문에서는 청호나이스가 각각 선정됐다. 한편 국내 주요 서비스산업의 서비스 품질 수준은 1백점 만점에 59.0점으로 지난 2002년의 59.6점보다 다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협회측은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서비스 산업도 지난해보다 위축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항목별로는 고객 응대, 신뢰감, 물리적 환경, 접근 용이성 등의 요소는 우수하지만 예상외의 혜택이나 독창적 서비스 등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골프장의 서비스 수준이 가장 높았다. 업종 평균 66.98점을 얻었다. 다음으로는 호텔, 가전서비스, 패밀리레스토랑, 백화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융부문 서비스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생명보험은 전체 조사업종중 서비스 질이 가장 떨어졌고 캐피털, 신용카드, 초고속통신망 등도 품질지수가 낮았다. 가장 서비스 품질이 우수한 골프장 부문의 경우 곤지암, 레이크사이드, 아시아나, 안양 베네스트 등 4곳이 고른 점수를 얻었다. 1위 업체는 삼성 에버랜드에서 운영하는 안양 베네스트가 선정됐다. 특히 고객응대와 물리적 환경, 신뢰감 등은 높은 만족 수준을 보였다. 패밀리 레스토랑 부문에서는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가 TGIF와 베니건스, 빕스, 마르쉐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고객응대와 신뢰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다른 업체들과 2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렸다. 은행 부문에서는 7개 조사 은행중 신한은행이 유일하게 60점을 넘어섰다. 업계 최초로 고객만족도 센터를 실시하고 자체적으로 만족도를 조사하는 등 서비스 부문을 강화한 점이 반영됐다. 신뢰도와 약속이행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호텔부문 조사는 리츠칼튼, 신라, 롯데, 조선, 워커힐, 인터컨티넨탈 등 6개 호텔에 대해 진행됐다. 올해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리츠칼튼을 제치고 신라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호텔 부문 역시 골프장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서비스에 충실하지만 추가적인 혜택에 아쉬움이 있었다. 백화점부문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신세계와 롯데백화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3개 업체가 근소한 차이를 보인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고객응대와 신뢰감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학습지 부문에서도 경쟁이 치열했다. 대교와 재능, 교원, 웅진 등 조사대상 기업 대부분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학습지 부문은 고객 응대에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업체별 창의적 서비스의 차별화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포털에서는 1위 업체와 나머지 업체간 격차가 심했다. 네이버가 경쟁업체들과 격차를 5∼9포인트 정도로 벌리며 압도적인 차이로 1위에 올랐다. 본원적 서비스와 창의적 서비스 등 각 분야에서 고르게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인터넷 포털 부문 업종 지수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체 평균에 비해 미흡한 수준에 머물렀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