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人 개성공단 방문] "입지ㆍ임금 최적 中企회생 터전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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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인 2백50여명이 25일 하루 일정으로 북한의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지난 6월30일 개성공단 착공식 이후두 달 만이다. 중소업체 경영자들은 중기 전용공단으로 조성될 개성공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 대표들은 이날 오전 7시30분 여의도중기회관 앞에서 관광버스에 나눠 타고 출발했다. 출입국 수속을 받는 데 소요된 시간을 제외하면 서울에서 개성 공단예정지까지는 1시간 남짓 걸렸다.
공단이 들어설 넓은 들판엔 초가을 햇살을 받은 농작물들이 물결치고 있었다.
오랜 비 끝에 갠 날씨 때문인지 개성은 아주 깨끗했고 개울에서는 아이들이 멱을 감고 있었다.
공단예정지에 도착하자 북측관계자들이 남측에서 온 기업인들을 환한 미소로 반겨줬다.
중소기업인들은 이 지역을 둘러보고 기대와 가능성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최광석 우진페인트 대표는 "이렇게 가까운줄 몰랐다"며 "개성공단이 개발되면 서울에서 전용도로를 이용해 출퇴근해도 되겠다"고 말했다.
"저임금을 무기로 한 중국 및 동남아기업들과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소기업들로서는 개성공단 입주가 경쟁력을 일거에 높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중소기업인들은 입을 모았다.
개성공단을 방문한 기업인은 협동조합 이사장과 벤처기업 대표,소상공인 대표 등 모두 2백50여명.김영수 기협중앙회 회장을 비롯 김진태 정현도 서병문 부회장 등 기협 회장단과 류덕희 약품조합이사장 등 업종별 협동조합이사장이 대부분이다.
또 장흥순 벤처기업협회장,이영남 여성벤처협회장,박봉수 기술신용보증기금이사장,박인복 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장 등도 참가했다.
김영수 기협 회장은 "개성공단은 서울과 가깝고 저렴한 임금과 언어소통 등으로 기업활동하기에 더없이 좋는 곳"이라고 강조한 뒤 "1단계 개성공단 완공시점인 2007년 이전에 중소기업의 시범진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내년에 10만평 규모의 시범단지를 조성할 수 있도록 현대아산을 통해 북한측과 협의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사업을 주관하는 현대아산을 돕기위해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현대아산 주식매입 캠페인을 벌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병문 비엠금속 대표는 "개성공단에 와보니 중소기업 생산기지로 개발하기에 손색이 없다"고 전망했다.
서울에서 개성공단까지의 거리는 약 70㎞.도라산역에서는 30분 남짓 걸린다.
또 지난 6월 군사분계선에서 연결식을 가진 경의선 철도와 도로가 개성공단까지 이어지면 물류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입주기업에 대한 세제혜택(법인세율 14%)과 저렴한 임금(1인당 월 65달러) 등 좋은 입주여건 때문에 기업인들의 관심이 높다.
하지만 개성공단 입주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업인들은 투자보장과 이중과세방지 등 남북경협합의서가 발효됐지만 투자보호가 완벽하게 이뤄질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박인복 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장은 "북·미관계 불안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될 경우 입국제한 등의 상황에 처할 수도 있지 않느냐"며 "무엇보다 양측간의 신뢰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개성공단은 개성시 봉동리와 판문군 평화리 일대에 3단계에 걸쳐 8백50만평 규모로 조성된다.
이곳에는 모두 2천여개의 기업이 입주하며 고용인원은 15만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북한측과 합의로 개성공단을 개발하는 현대아산측은 우선 1단계로 1백만평을 조성하고 섬유 의류 신발 등 경공업 업종과 전기·전자조립,기계·금속조립 업종을 입주시킬 예정이다.
지금까지 개성공단 입주를 신청한 기업은 모두 1천64개사(4백57만여평)에 달한다.
개성=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