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기회 살리는 지혜를 ‥ 노용악 < LG전자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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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aro@lgc.com >
지난 7월 다롄(大連)에서 열린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ASEM)에서 중국은 "앞으로 20년 안에 중국의 시장규모는 지금의 두배로 클 것이며, 2020년이면 미국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미 세계 각국의 수많은 기업들이 중국시장의 이러한 잠재력을 보고 서둘러 중국에 진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어지간한 기업은 중국에 공장이나 판매법인 등을 두고 있고 지금도 중국시장을 향한 발걸음은 분주하기만 하다.
이제 중국을 배제하고는 우리 경제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국시장의 비중이 커진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우려의 소리도 만만치 않다.
그렇잖아도 급성장하는 중국에 우리 기업들이 너도나도 진출한다면 한ㆍ중 사이의 기술 격차가 축소되고 국내산업이 공동화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메랑 효과가 생기지 않도록 투자 및 기술이전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충분히 타당한 지적이다.
가능성은 어디나 열려 있으므로 그런 일이 없으란 법은 없다.
하지만 무작정 '자제'한다고 문제가 해결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오히려 다른 나라들에 기회를 빼앗겨 더 큰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13억의 소비자를 가진 중국은 우리에게 위협요소보다는 기회요소가 더 많다.
비즈니스의 기회가 많아질 뿐만 아니라 미국에 인접한 나라들이 외자유치와 고용창출 등의 효과를 본 것과 같은 부수효과도 적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런 기회가 저절로 얻어지지는 않는다.
중국에서 분출되는 사업의 기회를 적시에 발견하고 이를 우리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삼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차별화된 경쟁력과 효과적인 시장전략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한 지혜를 발휘할 수 있어야 비로소 기회다운 기회가 된다.
중국은 지금 우리의 입장과는 상관없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따라서 지금은 중국 진출 그 자체를 걱정하기보다 기회를 살릴 지혜를 모으는 일이 더 시급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의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