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가 우선" vs "경영성과 더 중요"..PBEC 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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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차 태평양경제협의체(PBEC) 서울총회 이틀째인 25일 신라호텔에서 '기업지배구조'를 주제로 열린 라운드 테이블에선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나 기업투명성을 어느 정도까지 강제해야 하는지를 놓고 패널들간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경영성과를 중시해야 한다는 쪽은 좋은 지배구조가 나은 경영성과를 항상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며 기업은 주주의 이익뿐 아니라 소비자,종업원,사회전반의 평가 등도 같이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반해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는 측은 좋은 지배구조는 이자나 보험료 등 기업의 금융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영기 삼성증권 사장은 "기업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 지배구조가 있을 수 있으며 앵글로 색슨 모델을 획일적으로 요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지배구조를 잘 만드는 게 목표가 아니라 기업이 계속해서 잘 되는 게 목표여야 한다"며 "주가,시장점유율,종업원 생산성 등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역시 "기업지배구조를 정부정책의 대상으로 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지배구조 문제는 기업에 맡기고 정부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도록 환경을 만들면 기업 스스로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데 알맞은 지배구조를 찾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성과중심 주장에 맞서 로버트 코헨 제일은행장은 "국가에서 민주주의가 필요한 것처럼 기업 역시 절차적 정당성이 장기적인 기업생존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첩(Chubb) 특수보험그룹의 스테판 블라시나 부사장은 "이사와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소송이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이런 기업에 대한 보험료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지배구조가 좋은 기업은 보험료나 금리 등 재정적 측면에서 혜택을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기업이 성과만을 중시해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소홀히 할 경우 잘못된 의사결정이 생길수 있고 특정 주주가 나머지 주주를 속이는 사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업 지배구조는 그 기업이 속한 사회적 시스템이나 정부의 청렴도,실효성 있는 법집행 등과 분리될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기업지배구조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런 사회적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