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가치의 강세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경제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어 해외자금이 대거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의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그곳으로 향했던 국제자금이 일본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지난 7월중 외국인의 일본 주식 순매입 규모는 1조7천70억엔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달 들어서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자금 유입에 힘입어 엔화가치는 25일 달러당 1백17.50엔선까지 치솟았다. 7월 말(1백20.50엔선)보다 2.5% 정도 급등(엔ㆍ달러 환율 하락)한 것이다. 지난주 중반까지도 엔화는 달러당 1백18∼1백19엔선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엔화가치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엔화가치가 달러당 1백16∼1백17엔선에서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출 부진을 우려하는 일본 당국의 시장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둔 지적이다. 실제로 미조구치 젬베이 일본 재무성 국제담당 차관은 이날 "일본 경제가 회복되고 있으나 기간은 오래 걸릴 것이므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긴급 진화에 나섰다. 그렇다고 엔화가 급격히 약세로 돌아서는 일도 없을 것이란게 시장의 견해다. 일본 외환분석가들은 "유럽과 미국 일본의 경제회복 속도가 환율 차이로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경제회복 기미를 보이는 미국과 일본의 통화가 회복이 부진한 유럽에 비해 강세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육동인 기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