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경제협의체(PBEC) 제36차 총회가 2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본회의와 라운드 테이블 등을 열며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발표 및 토론에 참석한 인사중 글렌 허바드 전미국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과 제임스 울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한반도 문제를 연구한 전직 관료들이다. '이라크전 이후의 세계 정치ㆍ경제 전망' 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한 두 사람은 북핵 문제, 6자회담 등 한국 현안에 대해 나름의 견해를 밝혔다. ----------------------------------------------------------------- 글렌 허바드 < 前위원장 > 글렌 허바드 전(前) 미국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25일 "한국경제 전망이 단기적으로는 밝지 않아 올해 3.3% 수준의 성장을 기록하는데 그치겠지만 내년에는 5%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바드 위원장은 "그러나 한국이 외국인 투자를 더욱 많이 끌어들이려면 노사관계 등에 관한 현 정부의 공약이 먼저 실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국이 동북아 경제 중심이 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야심찬 슬로건의 성공여부는 개혁방안을 어떻게 이행하고 노사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신뢰감을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허바드 위원장은 현재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침체돼 있는 이유로 '북핵문제'와 '노사문제'를 꼽았다. 그는 "두 가지는 본질이 달라 어떤 것 때문에 외국인 투자가 더 위축되는지 순위를 매길 수는 없지만 명백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하기 위해서는 한국정부가 내세운 공약이 이행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경제 전망과 관련해 그는 "내년에는 3.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생산성 증가와 인플레율 감소 등에 힘입어 달러화 약세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바드 위원장은 "하이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돼 내년에는 8% 증가로 2000년과 비슷한 증가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울시 < 前국장 > 제임스 울시 전(前)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25일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해 북한 정권을 교체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울시 전 국장은 "플루토늄 수출 등과 같은 불법적 관행이 계속될 경우 국제협약보다 강력한 수준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해 북한에 대한 무력사용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문제가 생겼을 경우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던 그는 "무력사용을 피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 정권을 바꾸는 것만이 해결책"이라며 "남한과 미국이 무력사용을 원치 않는다면 중국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울시 전 국장은 "북한 정권의 교체는 남한의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ㆍ일ㆍ중 등 주변국들이 비용부담과 이행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마련하는 방식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을 묵인할 경우 일본과 대만도 북한처럼 핵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중국이 알아야 한다"며 "이 경우 중국은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상황의 책임을 떠맡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