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도시 근로자들의 소득 수준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데 비해 지출은 크게 증가, 가계수지가 악화돼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근로자 가구는 각종 회비와 이ㆍ미용료 등의 씀씀이를 줄였음에도 사교육비와 통신비 의료보험료 등 불가피한 지출이 늘어 지난 2분기중 가계수지 흑자규모가 작년 동기보다 5.8%나 감소했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도시근로자 가구의 2분기 수지동향'에 따르면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백82만8천3백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증가, 작년 동기(9.6%)에 비해 증가율이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반면 이 기간중 가계 지출은 2백23만4천5백원으로 7.2% 증가, 작년 2분기의 증가율(5.6%)을 웃돌았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1분기중 0.2%에 이어 2분기에도 0.8%에 그친 반면 실질 지출증가율은 2.6%로 1분기(0.7%)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통계청은 식료품(6.6%)과 교육비(17.0%) 등 지출 비중이 높은 항목의 씀씀이가 증가한데다 세금과 각종 사회보험료가 포함된 비소비 지출액도 14.2% 늘어난 것이 도시가구 지출 증가의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취업학원비 등 사교육비(42.2%)와 이동통신요금 등의 통신비(15.5%) 의료보험료ㆍ고용보험료 등 사회보험료(28.6%)가 크게 올라 지출 증가를 주도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ㆍ미용료(마이너스 6.7%)와 회비ㆍ교제비 등의 순수 지출성 잡비(마이너스 3.9%)는 오히려 4.5% 줄었다. 지출이 소득보다 빨리 증가한 탓에 이 기간중 도시근로자 가구의 흑자액(가구소득-가계지출)은 59만4천원으로 5.8% 줄어든 반면 평균 소비성향은 76.2%로 2.3%포인트 상승했다. 소득분배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소득 5분위 배율(소득수준 상위 20%의 평균소득을 하위 20%의 것으로 나눈 수치)은 5.00으로 지난해 2분기(5.02)에 비해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