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주가 움직임은 솔직히 의외다. 외환위기 이후 5년만에 다시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가 하면,내수가 얼어 붙어 체감경기는 IMF 때보다 더 나쁜 상황인데 유독 주가만 대폭 올랐다. 우리뿐 아니라 세계증시가 일제히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경기회복을 기대한 선취매수세 때문이다. 미국은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1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일본 역시 최근 닛케이 평균주가가 1만엔선을 회복하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주가가 경기선행지표인 만큼 우리도 일단은 기대가 되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너무 낙관한 나머지 혹시라도 경제현실에 대한 착시현상이 생겨서는 곤란하다. 지난 6개월 동안 외국인 누적 순매수 규모가 5조6천2백여억원이나 되는데 비해, 기관은 3조원이 넘는 물량을 내다 팔았고 개인도 4조3천2백억원어치나 판 걸 보면 경기회복을 기대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다. 주가가 오른다고 반드시 실물경기가 좋아지는게 아니라는 사실은 DJ정부에서도 경험한 바 있어 더욱 조심스럽다. 미국에서도 증시자금이 채권에서 주식매수로 급격히 쏠리며 장기금리가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데, 자칫 주택경기가 냉각해 오히려 경기가 급락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 세계적인 증시랠리가 일시적인 금융장세로 그칠지, 아니면 본격적인 대세상승으로 이어질지는 결국 실물경기 회복 여부에 달려 있으며 이점은 우리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런 경제흐름을 감안하면 정부당국은 당장 화물연대 파업을 비롯해 산업현장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불법 단체행동부터 철저히 단속해야 마땅하다. 그동안 수출호조 덕분에 어렵게나마 경제를 지탱해 왔는데 시도 때도 없이 노사분규가 터지는 통에 수출마저 흔들리고 있으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노사관계를 안정시키고 규제완화를 단행해 기업의욕을 북돋워야만 실물경기가 살아나며,주가상승도 계속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