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는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한국경제신문 등과 가진 인터뷰에 이어 26일 국무회의에서도 노동계에 대한 강성 발언을 쏟아내자 "노무현 정부가 과거 정권의 '노동 배제'정책을 넘어 '민간 파쇼화'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노무현 정부가 철도 파업을 무력으로 진압한 뒤부터 급격히 자본편향으로 기울더니 급기야 해서는 안 될 말을 꺼내고 말았다"며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는 집단에 대해 단호하게 법과 원칙을 적용하고, 그 법이 옳은지 그른지도 묻지 않겠다는 것은 파쇼 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무시무시한 논리"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노 대통령의 노동관계 인식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민노총은 성명서에서 "노 대통령의 노동 관련 대선 공약은 '노동자에 대한 배신의 기록'이 되고 있다"고 단언했다. 또 "이렇게 쉽게 한계를 드러내고 돌변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일관성을 잃어 신뢰하기 어려운 대통령이 돼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동계는 정부가 화물연대 파업사태와 관련해 화물연대 지도부 검거와 민주노총 사무실 압수수색 등의 방침을 밝히자 "광기 어린 노동탄압"으로 규정하고 "정면 대응하겠다"는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노총은 "국민의 정부 5년 동안 한번도 없었던 일을 6개월만에 저지르겠다는 것은 남은 4년6개월 동안 노동계와 정면 대결하겠다는 뜻"이라며 "탄압을 계속한다면 현 정권을 상대로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도 "정부는 민주노총에 대한 압수수색과 화물연대 간부에 대한 검거 방침을 중단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며 "이같은 행태를 계속한다면 노ㆍ정간 극한 대립과 투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노동계의 반발을 충분히 알면서도 이런 발언을 한 것은 노동계의 무리한 요구와 무차별적인 파업에 언제까지나 끌려가지는 않겠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