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가 쏟아지고 있다. '사오정'이라는 말이 상징하듯 상시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맞아 실직한 중년 남성들이 70만명에 달하고 있다. 20대 청년 실업자 문제도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40만에 달하는 젊은이들이 직장을 잡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이에 따라 수많은 중장년, 청년, 주부들이 앞다퉈 창업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하는 청년들이 부쩍 늘었다. 온라인 리크루트 업체인 잡코리아가 최근 대학생 창업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학생 1천2백35명중 4백64명(37.6%)이 취업을 포기하고 창업을 준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을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한 7백71명 중에서도 7백5명(91.4%)이 '상황에 따라 나중에 창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청년 창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책도 일부 마련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중소기업청과 함께 지난해부터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청소년 비즈스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40,50대 실업자들과 주부들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교육이 부족해 전적으로 개인 역량에 맡겨져 있다. 개인이 창업할 때 의존하는 프랜차이즈 시장은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영업자는 90년대 말 외환위기 후 꾸준히 늘어 지난해 10월 6백43만명으로 정점에 달했다. 그러나 최근 6백만명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지난해 월드컵 이후 불황이 깊어지면서 생계형 창업자 40만명이 올들어 사업을 접은 것이다. 사회안전망이 취약해 직장을 그만둔 실직자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창업시장으로 밀려들지만 사업 실패로 퇴출되는 사람도 신규창업자에 육박한다는 얘기다. 국세청에 따르면 2001년 사업자등록(창업)은 47만6천9백5건, 폐업은 30만8천5백27건이었다. 1.5대 1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신규창업자가 2배 증가했으나 폐업자는 2.5배나 늘었다. 그만큼 실패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창업시장에서 프랜차이즈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작년말 현재 가맹 본사는 1천6백개, 가맹점은 12만개로 집계됐다. 여기에 종사하는 사람은 57만명, 시장 규모는 45조원에 달했다. 이 시장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7.6% 수준으로 일본(3.3%)의 2배를 웃돈다. 한마디로 프랜차이즈가 난립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본사의 신뢰성 확보가 초미의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정부가 지난해부터 10만 가맹점 육성을 부르짖고 있지만 실천된게 거의 없다"면서 "사회불안을 야기하는 청년실업 '사오정실업' 등 고실업문제를 해결하려면 프랜차이즈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이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대한상의와 손잡고 가맹본사와 가맹점을 아우르는 국내 최고 권위의 프랜차이즈 대상을 시상하게 된 것도 이같은 사회ㆍ경제적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윤홍근 한국프랜차이즈협회장은 "지금과 같은 고실업시대에 한국프랜차이즈대상 수상업체를 선정해 시상하는 것은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나아가 예비창업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손성태 기자 mrha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