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fibertec.co.kr > 한국경제가 무너지고 있다고 야단이다. 제조업의 한국 탈출은 저가품에서 2백만∼3백만원씩 하는 노트북 공장까지 중국으로 떠나는 상황이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1.9%대로 떨어졌다. 모두를 우울하게 만드는 이런 문제는 대체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가. 외적요인으론 무엇보다 북한 핵문제를 들 수 있다. 북한 핵문제는 대외 신용도를 추락시키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대시켜 외국인 투자건수가 동남아 국가중 꼴찌로 전락하는 사태를 만들었다. 내적요인은 훨씬 더 많다. 정책의 혼선, 금융시장의 낙후, 국제수준에 미달하는 기업회계 관련 관행, 정경유착, 투쟁일변도의 노조 등. 이 모든 문제들이 국내외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장점도 많다. 높은 교육열과 양질의 인적자원, 어느 민족보다 강한 인내력과 위기대응력, 손해가 날지언정 누구에게나 속을 드러내는 깊은 정. 이처럼 많은 강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몇 가지 어려움 때문에 지리멸렬, 어쩔줄 모르는 건 아닌지 생각한다. 기업의 투자를 위해서는 우선 앞이 보여야 한다. 외환위기의 어려움 속에서도 근로자들의 간절한 눈빛 때문에 온 힘을 다해 버텼는데 지금 우리의 기업인들은 무엇을 보고 새로운 투자를 해야 하는가. 요즈음 가까운 기업인끼리 만나면 심지어 이렇게까지 말한다. "지금 같은 여건에서 잘할 수 있는 직원이 있다면 그에게 회사를 주고 싶다"고. 지금 이시간에도 TV와 라디오에선 화물연대 파업에 관한 소식을 전한다. 이번주 선적할 수출품과 추석 전 조립을 끝내야 할 수입부품을 과연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암담하기만 하다. 물류비 부담은 점점 커지기만 하는데…. 선적기일을 어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문득 앞이 아득하다. 정치인이나 노조원, 정부 할 것 없이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이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