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개성공단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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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듯한 건물이 아니면 어떻습니까.
하루라도 빨리 개성공단에 입주해 제품을 생산하고 싶습니다."
중소기업인들이 개성공단에 거는 기대는 크다.
여러가지 정치적인 위험성과 생각보다 높은 분양가,그리고 아직 들판에 불과한 개성공단에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왜 이렇게 핑크빛 기대를 걸고 있는 걸까.
중소기업들은 요즘 중국 등지로 대거 몰려나가고 있다.
서울의 디지털산업단지(옛 구로공단)나 남동공단 반월공단 시화공단 등에 있는 업체들이 중국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대한 투자에 줄지어 나서고 있다.
사업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한 뒤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투자하는 기업도 있지만 국내의 고임금과 인력난을 견딜 수 없어 밀려나가는 업체도 상당수에 이른다.
개성공단 예정지를 방문한 한 중소기업 대표는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불과한 개성공단을 하루빨리 조성해 중소기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대표는 "더 이상 머뭇거리다가는 개성공단이 조성되기도 전에 중소기업들이 다 문닫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중국 및 동남아지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이들은 중소기업들이 개성공단에 왜 기대를 거는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공단조성을 주도하고 있는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이 "공단을 최대한 빨리 조성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중소기업인들의 절박한 심정을 감안한 것이다.
그는 "우선 급한대로 올해안에 빈 건물을 이용해서라도 기업을 입주시키겠다"고 밝힐 정도다.
체제가 다른 북한에 투자하는 것은 해외투자보다 위험이 훨씬 클 수 있다.
그런데도 중소기업인들의 기대가 큰 것은 지금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역설적으로 잘 보여준다.
이계주 산업부 벤처중기팀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