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에 악재가 쏟아지고 있는 데도 외국인이 줄기차게 주식을 매입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LG SK 등 주요주주간 갈등이 향후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선취매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은 하나로통신이 자금부족으로 지난 26일 만기가 돌아온 1억달러 규모 해외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상환하지 못하는 등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도 27일 대규모 순매수에 나섰다. 외국인은 이날 ABN암로증권 창구를 통해 2백54만여주나 사들였다. 외국인이 하나로통신 매집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일부터다. 이날 하나로통신은 LG SK 삼성 등 주요주주들을 인수인으로 삼아 CB(전환사채)를 발행키로 했으나 주요주주들간 갈등으로 무산됐으며 대안으로 마련된 CP(기업어음)발행도 성사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한국신용평가는 27일 이 회사를 신용등급 하향조정 대상에 포함시켰다. 현재 하나로통신의 신용등급은 투자적격등급의 맨 아래여서 한신평이 신용등급을 낮출 경우 하나로통신은 투기등급으로 떨어지게 된다. 외국인은 그러나 이 같은 악재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 오히려 악재로 인해 주가가 떨어지면 매수강도를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외국인이 하나로통신의 유동성 위험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LG와 SK간 갈등이 향후 M&A(인수합병)분쟁의 불씨가 될 가능성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제2 시내전화회사인 하나로통신은 통신업계에서 전략적으로 아주 중요한 기업"이라며 "외국인은 향후 SK가 하나로통신 인수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아래 M&A에 대비해 선취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