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인들과 대학생들 사이엔 학부전공에 관계없이 의사나 치과의사가 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의ㆍ치의학 고시 열풍이 불고 있다. 2005학년도에 첫 신입생을 뽑는 의ㆍ치의학 전문대학원에 들어가면 의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학전문대학원 입문시험(MEET)과 치의학전문대학원 입문시험(DEET)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시험이 1년여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출제방식 등 구체적인 전형방법과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수험생들의 가슴을 태우고 있다. 내년에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신입생을 뽑는 곳은 가천의대,서울대 치대 등 9개 의ㆍ치의대다. 2006학년도엔 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등이, 2007학년도엔 이화여대가 각각 신입생을 선발한다. 서울 역삼동 소재 S학원이 지난 26일 개최한 MEETㆍDEET 관련 공개 설명회에는 4백50명이 넘는 직장인과 학생이 몰려들었다. 이 학원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온라인상으로 MEETㆍDEET 관련 정보 및 사이버 강좌를 제공해 왔는데 넉달 만에 회원수가 1만여명을 넘어섰다"며 "지난 5월 서울 역삼동에 오프라인 캠퍼스를 연데 이어 연내 종로 등 강북지역은 물론 광주 부산 대전 등 지방에도 프랜차이즈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험이 앞으로 1년여밖에 남지 않았는데 정작 MEETㆍDEET의 검사 영역이나 출제 방식에 대한 세부 내용은 아무것도 확정된게 없는 한심한 상황이다. 전문대학원 도입 대학들로 구성된 의ㆍ치의학전문대학원 추진단이 작년부터 정책연구, 공청회 등을 거쳐 MEETㆍDEET에 대한 대략적인 방향을 잡아 놓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문항 개발 및 시행을 맡긴다는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공식 계약도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서울 역삼동의 한 DEET학원에 다니고 있는 김모씨(33)는 "검사 영역이나 과목은 고사하고 아직까지 시험 날짜조차 공지하지 않는다는게 말이 되냐"며 "지금은 학원 말만 믿고 생물 화학 같은 기초 과목을 수강하고 미국과 캐나다에서 치르는 유사 시험문제를 풀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수강생 강모씨(28)는 "교육부는 말로만 전문대학원 체제를 육성하겠다고 할 뿐 시험 시행계획 하나 제때 못 내놓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대학원 체제를 도입하는 한 대학 관계자는 "다양한 학문 배경을 가진 이들을 전문 의료인으로 키우기 위해 도입한 전문대학원 제도가 본래의 취지와 달리 '의학대학원 고시'로 변질돼 학원들의 배만 불려줄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조만간 추진단과 평가원 사이에 공식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며 "올 연말과 내년초 두 차례 정도 모의평가를 실시, 내년 9월께 차질없이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