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산업 집중화로 경쟁력 제고..KAL, 한국항공우주 인수배경.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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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정부의 지원 아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경영권 인수에 들어감으로써 지난 몇년간 빅딜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던 국내 항공산업은 사실상 대한항공의 '천하통일'로 귀결됐다.
지난 99년 빅딜을 통한 통합법인 출범 때 동참을 거절했던 대한항공으로선 결과적으로 빅딜참여에 따른 경영 난맥상을 피하면서 민수 부문의 경쟁력을 꾸준히 키워온 전략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항공관련 제조산업이 순항하기까지는 여러 가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우선 현대 삼성 대우 등 3사 공동 관리체제로 유지돼온 KAI의 방만한 경영체질을 개선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이나 KAI 임직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여기에다 군수 부문을 비롯한 국내 항공산업이 해외 시장에서 비교우위를 차지하기에는 아직 역량이 모자란다.
통합에 따른 시너지를 단기간에 구현하지 못한다면 가뜩이나 항공경기 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대한항공으로선 또 다른 부실 사업을 떠안게 될지도 모른다는 지적이다.
◆KAI,대한항공에 왜 넘기나=KAI는 지난 99년 대우중공업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등 항공 3사의 빅딜을 통해 설립됐다.
정부는 KAI를 방산업체 및 항공기전문화업체로 지정,국내방산물량을 독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법적지위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KAI는 국내 항공방산물량을 독점적으로 수행하는 반면 항공통합법인에 불참한 대한항공은 민수부품사업만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3개 회사가 2천8백92억원을 동등하게 출자해 탄생한 KAI는 과다한 부채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와 통합법인의 경영주체를 둘러싼 내부 갈등으로 적지 않은 경영상의 혼란을 겪으면서 2000년과 2001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2001년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통해 부채를 탕감하고 KAI도 인력 감축을 비롯한 구조조정을 실시,부채비율을 3백35%로 떨어뜨리는 등 자구 노력을 벌였다.
◆KAI의 상태는=그 결과 지난해부터 당기순익이 흑자로 전환되고 올 상반기에도 영업이익 2백19억원과 당기순익 54억원을 기록하는 등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수주잔고도 군수 4천9백81억원,민수 7천5백31억원 등 1조2천4백12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에 초음속 고등훈련기 납품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도 주력하고 있다.
KAI 관계자는 "항공산업은 타산업에 미치는 기술적인 파급효과가 크고 설비투자 금액이 막대한 장치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다른 산업에 비해 위험부담이 큰 특징을 갖고 있다"며 "국방상 필요에 의해 정책적인 지원을 받는 게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경영계획=대한항공의 항공제조 사업은 지난해 1천9백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대한항공은 KAI를 인수해 기술 인력 설비를 통합 운영함으로써 일단 상당한 수준의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국내 단일 메이커라는 이점을 살려 보잉 에어버스 등으로부터 날개부품 기수동체 중앙동체 등의 수주를 확대한다는 전략을 짜놓고 있다.
동시에 노무현 정부의 국방비 증액 방침에 따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헬기 전투기 등의 군수물자 생산 증강도 내다보고 있다.
조일훈·이심기 기자 jih@hankyung.com